[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대졸 취업자 중 전공에 맞는 일자리를 구한 사람의 임금이 비전공자 취업자보다 10만~20만원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 30% 가량은 대학 때 전공과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었다. 막대한 등록금을 들여 대학 교육을 받지만 정작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면서 교육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는 현상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대학졸업자 직업 이동 경로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년제와 전문대학 졸업 후 취업한 청년 중 전공이 일치한 자의 평균 임금은 각각 222만원, 187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공 불일치 취업자의 임금은 4년제 206만원, 전문대졸 178만원으로 조사됐다. 전공 일치 여부에 따라 4년제의 경우 최대 20만원, 전문대는 10만원 가량 차이가 난 것이다. 아울러전공 일치 여부에 따른 임금 수준은 4년제 대학의 경우 대학서열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고, 전문대학은 지방대에 비해 수도권 대학에서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2012학년 4년제 대학 졸업생 1만2708명, 전문대 졸업생 5542명 등 총 1만8250명을 대상으로 졸업 후 약 20개월이 지난 2013년 하반기에 실시한 것이다. 이들은 또 10명 중 3명 꼴로 전공과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분석 결과 대졸 취업자의 전공 일치 취업률은 72.6%, 약 30%는 전공과 맞지 않는 곳에 취직한 것이다. 조사는 ‘현재 일자리가 전공과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보통’, ‘잘맞음’, ‘매우 잘맞음’으로 응답한 경우를 전공과 일치한 취업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전공 일치 취업에 대해 ‘잘맞음’, ‘매우 잘맞음’이라는 응답으로 보면 이들의 전공 일치 취업률은 50.2%로 내려갔다.

계열별로 전공 일치 취업률을 보면 4년제 대학의 경우 의약(90.3%), 교육(89.4%), 공학(77.1%) 등은 높은 반면 인문(62.2%), 자연(66.5%) 계열은 낮았다. 전문대도 교육(87.7%), 의약(87.6%), 공학(69.8%)의 전공 일치 취업률이 높았고, 인문계는 47.2%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성별로는 4년제 대학의 경우 남자와 여자의 전공일치 취업률이 각각 74.0%, 73.6%로 거의 유사한 반면, 전문대학은 남자(66.2%)에 비해 여자의 전공일치 취업률(74.1%)이 높았다.

채창균 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전공취업을 보다 엄격하게 해석할 경우 취업자의 절반 정도만 대학 전공과 맞는 일자리에 취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초중고 단계에서부터 진로지도 강화, 사회수요에 맞춘 대학 정원 조정 등을 통해 대학 교육의 낭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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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공 일치 여부에 따른 4년제, 전문대졸 취업자의 임금 비교[자료=한국직업능력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