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로 파견법이 노동개혁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파견법 처리의 시급성을 호소하기 위해 뿌리산업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 장관은 15일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오토젠을 찾아가 뿌리기업의 인력운용현황 및 근로조건 등 애로사항을 듣고 ‘뿌리산업 인력난 해법 모색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파견법 개정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 자리에는 사용사업주 및 파견사업주, 파견근로자, 사내하도급 근로자, 뿌리산업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만성적인 저성장기조 고착화, 글로벌 경쟁력 약화, 노동시장의 고용창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노동개혁이 되지 않을 경우 그 피해가 청년ㆍ비정규직·중소기업 근로자ㆍ실직자 등 노동시장 취약계층에게 집중”된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특히, “파견법은 일자리를 찾거나 실직 중인 중장년층에게 일자리 기회를 주는 동시에, 중소기업의 구인난 등 어려운 경영여건 극복을 위한 것”이라며 “기간제법을 양보할 정도로 나머지 4개법안 처리는 절박하며, 이제는 국회가 응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담화에서 “일자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차선책으로 노동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기간제법과 파견법 중에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대신, 파견법은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파견법은 재취업이 어려운 중장년에게 일자리 기회를 확대해 주는 ‘중장년 일자리법’이며, 어려운 중소기업을 돕는 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호소에도 파견법의 국회 통과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경영계는 기업경쟁력 강화와 중소기업 구인난 해소 등을 위해 파견 허용업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노동계는 대기업에서도 파견과 사내하도급이 만연한데, 파견 허용업종까지 확대하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이 내놓은 파견법 개정안은 55세 이상 고령자와 근로소득 상위 25%(2015년 기준 5600만원) 전문직 등으로 파견 허용업무를 확대하고 금형·주조·용접·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등 이른바 ‘뿌리산업’에도 파견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계는 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 459만명 중 파견, 하도급 등 간접고용 근로자는 92만명(20%)에 달하고 여기에 직접고용 근로자의 22.9%에 이르는 기간제 근로자까지 합치면, 대기업 노동자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의 강훈중 대변인은 “제조업 전반에 만연한 불법 파견과 노동권 침해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안산, 인천, 평택, 화성 등 수도권 공단 어느 곳을 찾아가더라도 불법파견 행태를 쉽게 적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일본은 대형 파견업체가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토록 하는 ‘상용형 파견’을 도입해 경기변동에 따라 파견 허용범위를 유연하게 조절하고 있다”며 “이런 사례들을 벤치마킹해 우리 실정에 맞는 파견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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