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ㆍ장필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종인 전 의원이 취임 일성으로 “정직한 정치”와 “정직한 사람”을 내세웠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계가 자주 사용하는 “진실한 사람”이라는 말과 묘한 대조를 이뤘다.

김 전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더민주 선거대책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정치는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라며 “말의 기억을 지우고 신뢰를 저버리는 것은 잘못된 정치”라고 말했다. 또 “이번만큼은 기필코 정직의 정치를 실현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을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정직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정직한 사람을 내세우고, 함께 만든 비전과 정책을 집행할 의지를 세우겠다”고도 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김 전 위원장의 “말의 기억을 지우고 신뢰를 저버리는 것은 잘못된 정치”라고 한 것은 정치권 행태에 대한 일반적인 비판으로도 볼 수 있지만, ‘경제민주화’ 공약보다는 경기 부양 위주의 정책을 편 박근혜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도 읽힌다. 실제로 김 전 위원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우회적으로 겨냥해 비판했다. 김 전의원은 “막연한 성장담론과 무책임한 경기부양에 폐해를 국민은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오는 총선에서 불평등을 해결하고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정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지내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도와 박 대통령의 ‘멘토’ ‘경제교사’ 등으로도 꼽혔으나 정부의 정책기조가 ‘경제민주화’에서 ‘경제활성화’로 기울자, 이를 비판하면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김 전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4ㆍ13 총선에서의 더민주의 정책 대응 기조와 함께 ‘정직한 사람’ ‘정직한 정치’를 강조한 것은 이를 여당의 “진실한 사람” “진실한 정치”에 맞선 담론으로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4ㆍ13 총선을 앞두고 이미 수차례 “진실한 사람”이 선택돼야 한다는 요지의 말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12월 22일 국무회의에서도 교체되는 장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명하며 “옛말에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한결같은 이가 진실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무엇을 취하고 얻기 위해서 마음을 바꾸지 말고 일편단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끝까지 국민들께 헌신과 봉사를 하는 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일해달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담화 후 기자회견에서 “진실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라는 질문에 대해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그런 사람이라는 뜻이지 다른 뜻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반복한 “진실한 사람”은 자신의 의중에 있는 ‘진정한 친(親)박근혜 인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당안팎에서 끊임없이 떠돌면서 ‘진박’(진실한 박근혜 사람) 논쟁을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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