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이 북한 핵실험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에 ‘구애’ 또는 ‘압박’을 가한 지 불과 이틀만에 중국의 입장이 크게 선회하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중국을 향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도출되려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며 중국의 태도 변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안보와 국익을 기준으로 결정하겠다”며 중국에 강한 압박도 가했다.

중국은 북한 핵실험 직후 북한에 대해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북핵 실험을 계기로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는 조짐이 보이자 북핵에 대한 입장 표명에 신중을 기해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담화문 및 기자회견이 발표되면서 중국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일단 중국은 박 대통령 담화문 발표 다음날인 14일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를 15일에 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는 지난 12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최근까지 중국이 일정에 합의하지 않아 계속 미뤄져왔다. 그러나 14일 회의 날짜가 15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가 감지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15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중국은 이전과는 다른 분명한 대북 메시지를 밝혔다. 이날 회의에 수석대표로 참석한 윤순구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중국 대표단은 북한 핵실험에 절대 반대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중국이 참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중국 측 대표는 “북한 핵실험은 안보리 결의와 9.19 공동성명 위반”이고 “그렇기 때문에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중국의 전향적 입장 변화에는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박 대통령에 대한 보답 차원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중국이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전승절 행사에 미국 우방국으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해 중국 정부의 체면을 살려줬다. 중국이 성대하게 준비한 기념일에 미국 우방국이 하나도 참석하지 않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난감한 상황에 도움의 손길을 건넨 셈이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는 전한 메시지는 그래서 중국 측에 더 큰 울림을 줬을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표현 속에 ‘우리는 어려울 때 (중국을) 도와줬는데, 정작 우리가 어려울 때 바라만 보고 있겠느냐’는 뉘앙스를 담아 중국 지도부를 도의적 측면에서 건드렸다는 분석이다.

또한 강온 양동작전의 일환으로 박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사드 배치에 관해 공식 언급하면서 중국 측을 한층 더 압박하기도 했다. 이런 구애와 압박으로 중국 정부는 결과적으로 눈에 띄는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중국 외교부도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4일 오후 베이징에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회담 및 만찬 회동을 갖고 북한에 대해 보다 강화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한 목소리를 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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