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는 정해진 기간 내에 작품을 완성하고 무대에도 서야 돼서 정신이 없어요. 트로트 가수로 전향해 활동하니 신경쓸 게 더 많네요. 메인이 아니었던 댄서 때와 달리 가수로서는 디테일하게 고민하고 있죠. 하지만 이것만은 같습니다. 댄서, 가수 구분 없이 저는 무대에 서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지난 4월 9일 트로트가수 오삿갓이 데뷔곡 ‘꿀떡사랑’에 이어 신곡 ‘이모’를 들고 대중 앞에 돌아왔다. “여러 노래를 들으면 형님, 누나, 부모는 있어도 이모는 없었다”는 오삿갓은 이모들을 응원하는 곡을 만들었다.
특히 ‘이모! 사는 게 다 이런 건가요’ ‘이모! 하나도 나 안취했어요’ ‘뜨끈한 국물 한 사발 더 주세요’ 등의 가사는 ‘이모’에게만은 모든 걸 털어놓는 우리네 인생이 녹아있다. 트로트지만 젊은 층에도 어필할 록이 가미돼 ‘꿀떡사랑’에 이은 새로운 음악스타일을 완성했다.
오삿갓은 본격적으로 트로트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하지만 2014년을 맞기 전까지 오삿갓은 안무가 겸 댄서 ‘최바로별’로 알려져 있었다. 안무에 있어서 그의 손을 거친 아이돌도 무수히 많다. 제국의 아이들, 나인뮤지스, 달샤벳, 주얼리 등 오삿갓이 ‘애기’라고 부르는 스타들이다. 이들 아이돌들은 오삿갓이 가수로 데뷔하자 진심어린 응원으로 데뷔를 축하했다.
“음반이 나왔을 때 ‘애기’들이 트위터나 자기들의 통로를 활용해 홍보해줬어요. 아이돌 이미지가 있어서 저같은 사람은 꺼려할 줄 알았는데 리트윗을 해주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고맙다. 선생님을 살렸어’라고 일일이 문자를 보냈어요. 그 친구들이 선배라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이젠 같은 업계 사람이네요.(웃음)”
안무가에서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오삿갓은 일찍이 트로트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었다. 그는 댄서로 활동하면서도 그 꿈을 놓지 않았다. 오삿갓은 중학교 3학년 때 아이돌을 준비하다 소속사의 부도로 무산돼 다시 공부를 하게 됐다. 이후 그는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로 무용단에 들어간 뒤, 지방 공연을 오는 트로트 가수들을 보고 트로트가 자신의 감정과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트로트는 안무가를 하면서 계속 준비해왔어요. ‘꿀떡사랑’도 발표되기 3년 전에 이미 나왔죠. 그때 장르는 셔플이었어요.(웃음) 꾸준히 내공을 쌓고 연습도 해야될 거 같아서 차근히 준비했죠. 사실 댄서를 하면서 무대에 대한 감각과 카메라 보는 법 등 많은 도움이 됐어요.
댄서 생활을 한 오삿갓은 트로트 가수 선배인 박현빈, 장윤정의 무대에도 올라 이들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다.
“장윤정 누나의 곡 ‘올레’가 나왔을 때 6~8개월 동안 행사나 디너쇼에 다녔어요. 제가 가수를 하고 싶은 것을 아셔서 ‘좀 더 노력해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야한다’고 말해주셨죠. 이후 장윤정 누나와는 한 댄서 단장님의 결혼식에서 만났는데 저를 기억하시더라고요. 오삿갓으로 나왔다고 말했더니 ‘다음에 방송에서 만나자’고 하시더라고요. 잊을 줄 알았는데 감격스러웠죠.”
트로트의 한 획을 그은 장윤정과의 만남에 열변을 토할 만큼 트로트에 대한 생각도 깊었다.
“트로트가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곡이라 생각해요. 어린 친구들의 음악이 주류가 됐지만, 트로트에 젊은 음악을 접목할 계획입니다. 제겐 춤도 있으니 업그레이드해서 트로트 계보를 이어갈 생각이에요. 젊은 친구들 못지 않게 퍼포먼스적으로 재밌는 요소를 많이 넣고, 포인트 부분도 살리면 많이 유행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와 관련해 오삿갓은 젊은 층을 위한 구체적인 안무와 포인트를 짚어줬다.
“안무에 대해 항상 세 가지를 요구합니다. 포인트가 있고, 어렵지 않으며, 멋있는 것. 저는 멋있기보다는 따라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어요. ‘이모’도 포인트 요소가 짧게 있죠. ‘김연아춤’도 있고 ‘개그콘서트’ 끝사랑 코너의 ‘앙대요춤’도 있어요. 또 행사장에 가면 어르신들이 앉아계신데 앉아서도 따라할 춤도 있고요. ‘이모집’에 가면 주문할 때 손을 드는 동작도 있습니다. 안무를 짤 때 노래 가사 분위기에 맞춰 경험하려 해요. 여러 이모집을 다녀보면 보다 구체화돼서 나옵니다.”
자신을 트로트계의 어린이라고 표현한 오삿갓. 서른한 살에 데뷔하게 된 그는 막내로서 트로트계 선배들에게 예쁨을 받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트로트계의 신생아라 여러 과정을 거치고 시련도 있겠지만 꾸준히 가야할 것 같다”는 오삿갓은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며 팬들에게 의미심장한 약속을 했다.
“저는 연예인보다 옆집오빠의 친근함과 편안함을 주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대중과 벽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대중가수입니다. 대중과 가수는 같이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들과 소통하고 대변해주며 걱정, 기쁨, 슬픔을 표현해주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에는 트로트가 가장 좋고요. 대중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맞춤형 가수가 되고 싶어요.”
안무가를 거쳐 트로트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오삿갓. 자신의 꿈을 위해 긍정 에너지로 넘치는 그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최현호 이슈팀기자 /lokkl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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