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중국이 ‘7%대 경제성장을 고수한다’는 의미의 ‘바오치(保七)’ 시대를 마감하고 6%대의 ‘중속(中速)’ 성장시대 진입을 공식화함에 따라 세계 및 한국 경제에 적잖은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이 수출과 수입 등 무역부문의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안정적 상대 회복’이라는 표현으로 대체, 대중(對中) 수출에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의 성장세 약화와 정책변화는 한국의 수출ㆍ소비ㆍ투자 등 핵심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는 상태에서 나온 것으로 의외의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하게 둔화되는 ‘연착륙’보다는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는 ‘경착륙’ 또는 부분적인 혼란을 동반하는 ‘난착륙’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 우리 정부나 기업들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바오치’에서 ‘중속성장’ 시대로 전환= 중국이 지난주말 개막한 양회(兩會)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발표한 경제정책의 핵심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6.5~7%로 설정하고, 오는 2020년까지 5년 동안 6.5% 이상의 중속성장을 유지하기로 한 점이다.
중국이 지난해 6.9% 성장하며 목표치 7.0% 달성에 실패한 데 이어 이제 6%대 성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중국이 구체적인 성장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구간목표를 정한 것은 1995년 이후 처음으로, 그만큼 경제상황이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수출입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이를 ‘안정적 상태 회복’으로 대체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수출입을 6% 증가기시킨다는 목표를 잡았으나 대내외 여건악화로 8% 감소세를 보인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그 동안 추진해온 수출ㆍ투자 위주의 성장전략에서 소비ㆍ서비스 위주의 성장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혁ㆍ개방 이후의 고속성장기를 지나 성장세 둔화를 특징으로 하는 ‘신창타이(新常態, New Normal)’ 시대에 적응하는 한편, 2020년 전면적 ‘샤오캉(小康,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사회’ 건설을 위해 시스템을 변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차이나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 확대= ‘세계의 공장’에서 글로벌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중국의 성장둔화는 세계경제는 물론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큰 한국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 연초 중국의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 7%를 달성하지 못하고 6%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자 중국과 세계금융시장이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던 것은 중국의 위력을 확인시켰다.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수출이다. 지난해 우리 총 수출액(5272억달러)의 26%에 달하는 1371억달러가 대중 수출의 결과물이다. 중국과 관계가 밀접한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하면 중화권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50%가 넘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우리경제 성장률은 0.2~0.6%포인트 하락해 민감도가 미국의 2배를 넘는다. 중국의 성장둔화만으로 -0.21%포인트, 세계경제 하락까지 더해지면 -0.62%포인트 영향받는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중국이 철강과 석유화학 등 과잉설비 분야의 구조조정까지 진행할 경우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있고,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난착륙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유럽의 경기침체, 미국의 회복세 둔화, 저유가와 신흥국 위기 등 대외불안과 우리경제의 성장한계가 겹치는 시점에 대중 리스크까지 가세해 재정ㆍ통화정책의 공조와 함께 대외리스크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중 교역부문에서도 기술과 부품ㆍ제품 차별화를 통한 중국과의 분업생산 고도화와 고부가가치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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