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외국인이 신흥국 증시를 거침없이 사들이는 가운데 한국이 그 선두에서 자금을 쓸어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증시 하락 여파로 외국인 매수세는 다소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추세적 흐름이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최근 2주 연속 1조원 이상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후 3주 연속 순매수세다. 추세를 판단하는 기준인 ‘연속성’과 ‘강도’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간 기준 1조원 이상, 월간 기준 3조원 이상 순매수는 추세적 강한 순매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만이 아니다. 외국인은 베트남을 제외한 한국과 대만, 인도 등 7개 아시아 신흥국 증시를 4주 연속 사들이고 있다. 최근 2주동안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한국이 가장 크다.
눈여겨 볼 것은 자금의 성격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주목되는 외국인 자금은 비차익 순매수다. 지난주에만 약 8000억원이 넘는 외국인 자금이 비차익 순매수 형태로 들어왔다.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신흥국 펀드나 ETF로 돈이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실제 아시아 신흥국 비중이 높은 ‘iShares MSCI Emerging Markets ETF’로 자금 유입이 가파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신흥국 ETF 가운데 한국의 비중이 15.9%로 가장 높아졌다. 외국인의 발길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그 가운데서도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자금의 성격상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2008년 이후 1050원이 중요한 지지선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1030원대로 떨어졌다. 만약 외국인 자금이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왔다면 원화 강세가 멈출 것으로 예상되는 순간 한국을 빠져나간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자금은 환율보다는 신흥국 증시의 상대적인 매력 증가를 보고 들어온 만큼 쉽사리 방향을 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신흥국 통화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으로 계속 이동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코스피 2000선에서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난 주말 비차익 순매수가 600억원에 그친 것은 경계해야 할 점이다. 외국인의 비차익 순매수 흐름이 멈추면 시장은 유동성 공백에 빠질 수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외국인 비차익매수 지속 여부가 시장 판단의 중요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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