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정부가 강력한 예산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각 부처에서 지출 절감 계획이 마련하지 않으면 예산 확대를 원천 봉쇄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세금 수입은 계획보다 8조5000억원이나 구멍이 났다. 경기가 조금씩 좋아지면서 올해와 내년 세입 여건이 점차 개선되겠지만 큰 폭의 세입 확대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세출 측면에서도 노인 인구와 연금 수급자가 늘어나면서 4대 연금 등 ‘의무지출’ 비율이 높아지고 지방의 재정 지원 요구도 급증하고 있다. 그래서 “재원 대책 없는 세출 확대는 없다”고 선언했다. 정부가 15일 제시한 ‘내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의 핵심 내용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써야 할 돈을 안 쓸 순 없다. 일을 안 하겠다는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재원을 국정과제와 지역공약,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했다. 반드시 해야 할 일로는 경제혁신과 재도약, 국민의 삶의 질 향상,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 구축 등 3대 분야를 제시했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의 핵심은 ‘재원대책 없이는 세출 확대도 없다’는 페이고(pay-go) 원칙이다. 정부는 각 부처의 예산 요구 단계부터 처음으로 이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 사업의 예산확대가 필요한 경우 해당 부처가 먼저 지출 절감 계획을 마련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6000여개에 달하는 재정사업 중 기능과 성격이 비슷하거나 겹치는 사업 600여개를 추려내 향후 3년 동안 없애기로 한 것도 예산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부정 수급 사례가 끊이질 않는 보조금 사업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정부는 부정수급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보조금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을 아예 삭감하기로 했다.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과 활력을 위한 지원은 원칙적으로 규제완화와 세제ㆍ금융 체계 개선을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지원은 민간의 자발적인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 제공 역할에 한정한다는 방침이다. 일자리 부문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늘렸던 재정 일자리 사업을 줄이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해외 자원개발에 대한 타당성 분석과 성과 평가를 강화하고, SOC(사화간접자본)에서는 기존 사업을 재평가해 사업규모를 축소하거나 투자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투자 우선 순위가 낮거나 사업 성과가 낮은 사업은 폐지ㆍ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 로 제시한 사업 중 눈에 띄는 것은 통일ㆍ외교 분야다. 정부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개성공단 정상화 등 경제ㆍ사회ㆍ문화 교류를 확대해 한반도 통일 시대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북핵 외교 등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외교를 강화하고 통일 역량을 높이는 준비도 시작하기로 했다.
농림수산 분야에서 시장 개방에 대응한 농어업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확대를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중요하게 다뤘다. 정부는 농수산식품 중 수출 유망 품목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내수 활력을 회복하고 청년과 여성 고용률을 높여 균형 경제 기반을 마련하는데도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입시ㆍ취업ㆍ주거ㆍ보육ㆍ노후 등 세대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복지를 확대하고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전 국민에 확산하는데도 집중하기로 했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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