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견근로자 시위 관여 의심한 회사 - 갑자기 베트남으로 한달 출장명령 - 법원 “정당한 업무명령 아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파견 근로자들의 시위를 막지 못하고 해외 출장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한 기업의 조치는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유진현)는 모 기업이 “파견 근로자들이 시위를 하는 등 인력 관리를 하지 못하고 회사의 출장 명령을 거부한 직원의 해고를 인정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회사가 출장 4일 전에 한 달이라는 장기간의 해외 출장을 명령하는 것은 정당한 업무명령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거부했다 하더라도 근로자를 해고할 순 없다”고 밝혔다.
국내 금형 제조 회사에 근무하던 배모(여) 씨는 지난 2014년 11월 파견 근로자들이 악덕 관리자를 문책하라며 집회와 시위를 이어가던 도중 회사로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한 달 동안 베트남 사업장 관리를 이유로 해외 출장을 명령받았다.
그러나 배씨는 시어머니의 환갑과 친정아버지의 수술 간병을 이유로 출장을 미뤄줄 것을 회사에 요구했다.
이에 회사는 ‘소속팀 파견 근로자들이 파업을 하는 등 인력 관리를 미흡하게 했고 회사의 정당한 출장명령을 3차례 이상 불복했다’며 배씨를 해고했다.
배씨는 “부당 해고”라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해 지난해 1월 ‘복직’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회사는 이에 반발해 “출장명령 거부는 징계해고 대상”이라며 같은 해 3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에서도 “해고는 부당하다”며 기각당했다.
결국 회사는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배씨가 작업장 관리자이긴 하지만 인사 관련 업무는 다른 직원이 담당하고 있었다”며 “배씨에게 인력관리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해외 출장명령에 특별한 업무상 필요성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봤다.
오히려 배씨가 노동운동을 하는 남편에게 회사 사정을 알리고 파견근로자들의 시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본 회사가 이를 차단하려고 배씨에게 출장을 명령했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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