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GValley = 양상훈 기자]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완연한 봄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산, 들, 바다가 둘러싼 강진의 봄은 상춘객들에게 봄이 우리 곁에 왔음을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곳이라고 말할 정도로 온화한 해양성 기후를 자랑한다. 꽃의 계절인 봄, 맛의 고장 남도에서 봄향기와 함께 ‘진미’를 음미하는 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꽃구경 시즌에 맞춰 ‘추천! 가볼만한 곳’ 4월 테마로 ‘꽃따라 맛따라 ? 꽃구경도 가고 맛기행도 하고’를 선정하고, 전국 각지의 명소들을 추천했다.
강진의 봄은 '게미'가 있다. 게미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 그 음식에 녹아 있는 독특한 맛'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로, 산해진미가 올라오는 강진 한정식은 전라도 음식 중에 최고로 꼽힌다. 강진의 봄 풍경에도 게미가 있다. 들판에는 보리가 쑥쑥 자라고, 산에는 진달래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주작산(475m)과 덕룡산(433m)은 알려지지 않은 진달래 명소다. 설악산 공룡능선 부럽지 않은 기암괴석 사이에 핀 연분홍 진달래가 화룡점정이다.
주작산과 덕룡산은 봉황이 강진만을 향해 날아오르는 형상이다. 주작산이 봉황의 머리, 덕룡산 능선이 왼쪽 날개, 오소재로 이어진 암릉이 오른쪽 날개다. 특히 양 날개 격인 능선에는 기암괴석 사이로 진달래가 붉게 타오른다.
진달래 산행은 주작산자연휴양림을 중심으로 다양한 코스가 있다. 휴양림을 중간 기착지로 삼으면 소석문~덕룡산~휴양림(숙박)~주작산~오소재 코스가 좋고, 휴양림에서 묵고 떠난다면 휴양림~오소재 암릉 코스가 제격이다. 부담 없이 즐기고 싶다면 휴양림 원점 회귀 코스를 추천한다. 주작산자연휴양림의 명소인 흔들바위를 지나 덕룡봉에 올랐다가 작천소령을 거쳐 휴양림으로 내려오며, 2시간쯤(약 4.2km) 걸린다.
내려올 때는 두륜산을 바라보며 능선을 따른다. 군데군데 피어난 진달래를 쓰다듬으며 내려가면 임도를 만나고 작천소령에 닿는다. 여기에서 휴양림 방향으로 10분쯤 내려오면 산행이 마무리된다.
산에서 내려오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강진 한정식을 맛볼 시간. 유명한 식당이 많고,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수준 높은 한정식이 나온다. 강진 한정식이 맛깔난 것은 강진의 산과 바다, 기름진 들판에서 나는 재료와 양념, 손맛이 어우러지기 때문이다.떡갈비와 육회, 홍어삼합, 게장, 표고탕수육, 낙지호롱과 낙지회, 피조개, 버섯과 새우부침 등 산해진미가 가득하다. 특이한 것은 어느 하나 맛이 빠지지 않고 수준이 높다는 점이다.
배 두드리며 백련사로 가는 길에는 휘파람이 절로 나온다. 백련사는 다산초당에서 걸어가는 게 좋다. 800m쯤 이어진 오솔길은 다산 정약용이 백련사 혜장스님을 만나러 가던 길이다. 다산초당 들머리는 다산수련원. 나무껍질이 눈부신 두충나무 군락지와 소나무 뿌리가 뒤엉킨 '뿌리의 길'을 지나면 다산초당을 만난다. 초당은 울창한 동백 숲으로 둘러싸여 그윽하다.다산은 초당 옆에 작은 연못을 파고, 동암에서 기거했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다산의 대표작이 동암에서 탄생했다. 동암을 지나면 강진만이 내려다보이는 천일각이다. 다산은 답답할 때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봤다고 한다. 천일각에서 나오면 길은 부드럽게 이어진다. 삼나무를 비롯한 난대림이 가득한 숲길이다.슬그머니 작은 고개를 넘으면 2층 누각인 해월루가 나온다. 누각에 오르면 강진만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강진만 중간쯤에 있는 작은 섬이 가우도다.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출렁다리가 아스라이 보인다. 해월루에서 내려오면 드넓은 녹차 밭이다. 녹차 밭 뒤로 만덕산의 수려한 암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녹차 밭이 끝나면 백련사 동백 숲으로 들어간다. 빽빽이 들어찬 동백이 하늘을 가려 어둑어둑하다. 땅에 떨어진 동백꽃은 나무에 핀 꽃보다 붉게 빛난다. 옛사람들은 동백꽃이 나무에서, 땅에서, 마음속에서 꽃을 피운다고 했다. 동백 숲에서 나오면 백련사 경내로 들어선다. 천불전 앞에는 홍매와 백매가 화사하게 피었고, 천리향이라 불리는 백서향이 진한 향기를 내뿜는다. 혜장스님은 만경루 앞 거대한 배롱나무 그늘에서 수시로 고개를 넘어온 다산을 기다렸다고 한다. 혜장은 다산보다 열 살 어렸지만, 두 사람은 친구이자 스승으로 허물없이 어울렸다.
백련사에서 내려오면 길에 이어지는 가우도는 최근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입구는 망호리와 저두리가 있는데, 후자가 동선이 좋다. 저두리 주차장에 내리면 길게 이어진 출렁다리가 보인다. 길이 438m, 폭 2.6m로 사람만 건널 수 있다. 철골구조라서 흔들리지 않지만, 바다 위를 걷는 기분에 마음이 출렁거린다.섬에 도착하면 왼쪽 데크 길을 따른다. 섬의 왼쪽 옆구리를 돌면 영랑나루 쉼터, 강진 출신 김영랑 시인의 동상이 반긴다. 웃음을 머금은 얼굴이 매력적이다. 여기에서 돌아가도 되고, 내처 섬을 한 바퀴 돌아도 좋다. 섬 둘레는 2.4km다. 가우도에는 올 7월쯤 청자 조형 전망 탑과 집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편 여행관련 기타 자세한 세부내용은 한국관광공사(http://www.visitkorea.or.kr)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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