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MBC ‘결혼계약’은 정통 신파멜로다. 뇌종양을 앓는 여자주인공(유이)과 부자집 남자(이서진)간의 시한부 사랑이다.
이서진은 유이와 사랑을 하는 동안에는 100% 순수한 남자다. 회사 임원인 이서진은 사내에서 결혼과 관련한 좋지 않은소문이 나도 그녀와의 사랑을 지켜주는 남자. 그런 남자의 순수한 사랑을 순수로 갚는, 인생 벼랑 끝에 선 가난한 여자.
16일 방송된 ‘결혼계약’ 13회에서는 유이(혜수)의 뇌종양 증세가 갈수록 악화되지만 그 곁을 지키는 이서진(지훈)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본격적인 시한부 사랑의 시작을 알리며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혔다. 17일 방송된 14회에서는 이서진과 유이가 상대방을 지켜주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진솔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순수해야 될 사랑은 돈과 명예, 계산에 의해 본래의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다. 하지만 ‘결혼계약‘에서 남녀는 극적인 관계로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서진과 유이의 ‘케미’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뻔할 수밖에 없는 신파에 시청자들이 흠뻑 빠져들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남녀의 눈물 같은 사랑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이 되지만 볼때마다 눈가가 젖는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서진(지훈)의 승승장구를 시기하는 배다른 형 정훈(김영필)이 아무리 막장 같은 계략을 꾸며 동생을 힘들게 해도, 이서진의 아버지인 성국(김용건)이 둘간의 만남을 반대해도, 그러면 그럴수록 이들의 사랑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이서진과 유이는 무려 17살 차이가 나는 삼촌-조카 정도의 관계로 보인다. 하지만 둘은 서로 사랑하는 남녀로 이미 감정이입이 됐다. 이들간의 관계에는 너무나 귀여운 유이의 딸 은성(신린아)이 큰 역할을 했다. 이서진이 은성이를 안고있는 모습이 너무 잘 어울렸고, 꼭 진짜 아빠 같다.
14회에서 보여준 것처럼 지훈이 꽃(부케)을 들고 혜수와 은성을 찾아가 한없이 밝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세 사람이 포옹할 때 가장 좋은 그림이 된다. 이들의 사랑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다. 강자, 약자도 없고, 갑과 을도 없다. 서로가 서로의 구원자다.
돈밖에 모르는 숨막히는 집안에 사는 이서진은 유이를 만났때 청정지역에 들어온 것 같은 ‘안정감‘을 느끼고, 벼랑 끝에 있는 유이는 이서진의 접근이 계산이 아닌 진심임을 알고 ‘행복감’에 젖는다.
‘결혼계약’은 줄거리보다는 감정에 먼저 빠져들게 했다. 시청자들에게 내용보다는 그 상황의 감정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했다. 얼마전 이서진이 유이에게 “너 내가 살릴게”라고 말한데 이어 “괜찮아. 지금보다 백배 천배 더 엉망이 돼도 괜찮아. 어떻게 돼도 너는 내 강혜수야”라고 말할 때도 시청자들은 감정에 크게 이입됐었다.
‘결혼계약’ 14회는 자체최고시청률 20.1%(TNMS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신파멜로로 이 정도의 시청률을 올릴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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