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다음 달 21일 광화문 서울 정부청사로 이사가는 금융위원회가 표지석<사진> 처리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가기록원이 국가기록물로서의 가치가 없다며 수령을 거부했기 때문,

금융위는 일반에 공고를 내고 표지석을 인수해갈 사람을 찾고 있지만 인수한 표지석을 원형대로 보관해야 하는데다 국가가 필요할 경우 반납해야 한다는 조항까지 들어 있어 쉽게 인수자를 찾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건물 일부를 빌려 쓰고있는 금융위는 다음 달 21일부터 인근 정부서울청사 15∼16층으로 이사한다.

정부서울청사는 행정자치부, 통일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가 사용하는 건물로 금융위의 표지석을 따로 설치할 수가 없다.

문제는 현재 금융위 앞에 설치돼 있는 표지석이다.

지난 2012년 제작한 표지석은 가로 2m, 세로 77cm로, 크기도 문제지만 무게도 상당해 보관할 곳이 없다.

금융위 내부에도 기록관, 문서고 등이 있지만 표지석을 보관하기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최근 국가기록원에 표지석을 보관해달라 요청했지만 ‘국가기록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톧보를 받았다.

국가기록원측은 “지난 2008년에는 정부부처가 전면적으로 개편되면서 표지석들이 한꺼번에 바뀌어 기록물로 가치가 있다 생각해 일괄적으로 받았지만 이번 건은 국가기록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표지석을 철거하는 데만도 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250만∼300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금융위원회 표지석 양도신청자 모집공고’를 내고 오는 5월 3일까지 표지석을 받아갈 단체나 개인을 물색중이다.

무상으로 표지석을 양도하지만 이전비는 받아가는 쪽이 부담하며, 국가적 필요시 반환요구에 응해야 하며 관리부실로 훼손ㆍ멸실되지 않도록 할 것 등의 내용이 포함된 ‘표지석 양수 및 관리와 관련한 협약서’를 체결하도록 돼 있는 등 조건도 까다롭다. 양도대상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표지석은 폐기처분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표지석 자체는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며 “그래도 금융위를 상징하던 물품이라 관리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마지막까지 보존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김석동 위원장 시절인 2012년 ‘광화문 시대’의 상징물로 이 표지석을 만들어 설치했다.

자체(字體)는 서예가 학정(鶴亭) 이돈흥 선생의 것이고, 돌에 글자를 새기는 일은 거암(巨巖) 서만석 선생이 맡았다.

석재 구입비, 제작자에게 지급된 사례비, 설치비 등을 합해 약 1300만원의 예산이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