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영국 출신으로 ‘비틀즈’ 멤버인 유명 뮤지션 존 레논(John Lennon)의 아들 션 레논(Sean Lennon)의 노래제목 ‘Cut the Parachute’처럼 낙하산 줄을 끊어 버려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에 독(毒) 버섯 퍼져 있는 총체적 부실이 사라질 수 있다.
정부부처 관료들은 광범위하게 낙하산을 타고 각종 협회나 사업자 단체에 내려가고, 감독이나 견제는 하지 않고 수억원의 연봉만 챙기며 정부와 각종 협회 중간에서 ‘로비스트’ 역할만 하고 있다.
여기에 현직 관료는 자신의 퇴임 후를 감안, 선배 관료들을 향해 소위 전관예우(前官禮遇)를 해주고 있다.
이런 검은 커넥션의 시작점, 바로 ‘낙하산’을 끊어야 한다.
23일 각 부처와 협회, 업계 등에 따르면 사업자 중심의 각종 이익단체에는 정부부처나 출신의 전직관리 수백명이 활동하고 있다. 오랜 관행이다 보니 하루 아침에 이 줄을 끊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최근에는 공기업 등으로의 낙하산 인사가 논란을 빚자 민간 사업자 단체나 협회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세월호 때문에 여론의 도마위에 오른 해양수산부 출신의 경우 산하 공공기관 및 단체 14곳 중 11곳에서 기관장을 맡고 있다. 해운사들의 이익단체로 여객선사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는 한국해운조합은 역대 이사장 12명 가운데 10명, 선박검사 업무를 위탁 받은 사단법인 한국선급은 11명중 8명이 해수부 출신이었다.
이들을 소위 해피아, 해수부 출신 마피아로 불린다.
관련 단체가 수백개에 달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는 산업부 출신 공무원들의 낙하산 연습장일 정도로 낙하산 투하가 비일비재하다. 회장, 부회장, 사무총장, 전무 등으로 활동하는 주요 임원만도 대한상공회의소, 자동차산업협회 등 58곳에 이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인증권한을 준 민간인증기관 10곳에는 모두 이 부처 출신들이 회장, 원장, 부위원장, 부원장 등 주요보직을 꿰차고 있다. 출신 직위도 사무관에서 고위 관료인 1급까지 다양하다.
이들 산업부 출신 관료들에게는 ‘산피아’라는 더러운 이름이 붙어 있다.
제약업계와 식품업계의 협회들은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 관료들의 몫이다.
복지부 국장, 실장하다 퇴직해 제약사나 식품업체, 유관단체 등에 한 자리 차지하지 못하면 바보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한국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은 보건복지부 차관 출신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등 자신이 감독ㆍ관리하던 산하기관의 수장을 두 차례 맡은 뒤 현 한국제약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윤영식 식품산업협회 부회장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위 관료 출신이다.
‘복피아’라는 명명은 없지만, 이들 역시 더 했으면 더 했지 부족하지 않다.
연봉이 높기로 소문난 은행연합회,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화재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금융계 사업자단체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출신들이 주요보직을 싹쓸이하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도 기재부와 금감원 출신 관료가 상근부회장, 자율규제위원장을 맡고 있다.
건설업계 사업자단체에는 7명의 전직 국토교통부 출신이 활동 중이고, 각 건설업체 임원직으로도 이동이 잦다. 여기에 각종 건설 관련 인허가 기관 등으로 국토교통부 출신 관료들이 내려가 자리를 꽤 차고 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낙하산으로 내려간 관료들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등의 부실을 만들어 내고, 또 후배 관료들은 낙하산으로 내려간 선배들의 부실을 국민의 세금을 긁어 보전해주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하루 빨리 이 낙하산 줄을 끊어 버려야 제대로 설 수 있다.
세월호 문제의 시작도 낙하산에서 시작됐다. 카드대란, 저축은행 부실 역시 낙하산 인사 단초다.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은 “카드대란 등은 부실한 금융감독과 사업자 중심의 규제완화가 빚어낸 금융소비자피해의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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