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제서 ‘부킹’ 주선 합석주점 인기
-“합석 200% 보장” 등 홍보현수막 현란
-일부선 우려 vs 젊은층 문화로 이해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대학가 축제에서 이른바 ‘부킹’을 주선해주는 합석 주점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대놓고 합석을 보장한다고 광고하는 전문 주점까지 대학마다 생기고 있다.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젊은 층의 문화로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온다.
지난 18일 밤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학교. 대학교 광장을 중심으로 초대 가수의 공연이 한창인 와중에 주변으로 학과와 동아리가 마련한 포장마차에 학생들이 붐볐다. 가장 붐비는 주점에서는 대학생들이 민망한 차림의 옷을 입고 호객 행위를 계속했다. 주점 뒤로 걸린 홍보 현수막에는 “합석 200% 보장”, “나랑 오늘 밤샐 사람” 등의 문구와 함께 야광 머리띠를 한 여학생들이 “찐한 우리 주점으로 와요”라고 주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대학생들이 차린 주점 중에는 이른바 ‘즉석 만남’을 주선해주는 곳도 있었다. “합석 성공 보장” 등의 문구로 홍보하며 점원이 나서 대학생들을 소개하는 소리로 장내는 시끄러웠다. 이날 주점을 운영했던 한 학생은 “이렇게 즉석만남으로 이성을 사귀러 오는 대학생들이 많다”며 “우리도 주점을 평범하게 운영했으면 손님이 많이 오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즉석 만남이 가능하다고 광고하는 주점의 경우 다른 주점에 비해 손님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이날 행사에 참가했던 대학생 조모(22) 씨는 “즉석만남을 주선해주는 주점은 특히 인기가 좋다”며 “즉석만남 때문에 다른 학교에서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대학가 인근 모텔촌도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대학이 밀집한 신촌의 한 모텔은 축제 기간에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신촌의 한 모텔 주인은 “최근 불경기라 손님이 없었는데 대학이 많아서 그런지 축제 기간에는 확실히 손님이 많이 들어온다”며 “평소에 비해 손님과 매출이 20%가량 늘어났다”고 했다.
축제 동안 합석주점이 늘어나면서 대학도 자체적으로 축제에서 생길 수 있는 성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
연세대학교는 축제 등 큰 행사 이전에 성범죄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신입생 교육을 비롯해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회도 나서서 축제 간 사건 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4년 주점 내 복장 규제로 이슈가 됐던 숙명여대 학생회 관계자는 “이번에는 축제 전에 행사 참가자들과 함께 예방책을 논의하고 자율적으로 규제안도 만들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축제 내 합석주점 문화를 대학생들의 자연스런 문화라고 지적했다. 문제 예방도 중요하지만 변화된 세태에 관한 관심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심리연구원 이명서 연구원은 “무조건 안 좋게 볼 것이 아니라 젊은 층의 변화된 성 관념을 이해해줘야 할 부분도 있다”며 “즉석만남의 유행은 취업 등 힘든 문제가 많은 와중에 가벼운 만남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측면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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