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손발 안맞는 조직...대수술 불가피’, ‘뻥 뚫린 군 우왕좌왕 위기대응’ ’사고대응 수준 해도 너무’, ‘폭발뒤 구조까지 70분...허둥지둥된 위기대응’, ‘갈팡질팡’에 불신 증폭.’
신문기사 제목들이다. 세월호와 관련된 기사가 아니다. 4년전 46명의 희생자를 낸 천안함 피격 사건 후 쏟아진 것들이다. 4년이 흘렀지만, 세월호 사고수습 8일 동안 정부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같은 제목의 기사들이 또 나오고 있다.
4년전과 똑같은 모습이다. 해경 구조본부,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안정행정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운영됐고, 이외에도 국방부, 교육부 등에서 사고수습을 위한 ’본부‘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일원화되지 않은 지휘체제는 피해를 더 키울 뿐이었다.
해양안전을 위해 17개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있지만 진도 VTS는 해양경찰청, 제주 VTS는 해양수산부 관할로 이를 통제하는 중앙관제시스템은 없었다. 아이들이 물속에서 죽어가고 있을 동안, 정부는 ‘모두 구조됐다’는 발표를 했고, 사고수습과정에서도 승선자 집계를 6번이나 바꿨다.
8일 동안 아이들은 하나둘씩 주검으로 떠 올라 사망자 수는 올라가고있다. 해경과 해군, 민간단체가 실종자 구조에 나섰지만 이를 총괄해 지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선실 진입 성공이, 선실 진입 실패로 바뀌는 등 혼란이 이어졌으며, 급기야 23일에는 해경과 소통에 실패한 민간 잠수부들이 “모욕을 견딜 수 없다”며 사고 현장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왕좌왕, 갈팡질팡으로 인한 희생은 사고수습 과정에서 거쳐야할 통과의례여만 하는 것인가.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시스템으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될수 밖에 없다며, 재난관리 시스템 전면검토, 정기적인 도상 훈련 등을 제안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시스템으로는 같은 모습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면서, “재난교육, 지휘명령체제, 정보전달체제 등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원철 연세대 교수 역시 재난관리시스템 개편을 주장하며 “총리실 산하의 ‘재난안전처’를 신설해 안행부의 재난관리 기능과, 소방방재청의 자연재해 기능을 합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것 처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근절하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남영준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천안함 때 있었던 일들이 그대로 반복됐다”면서도, “안행부라는 컨트롤 타워가 있었지만 유명무실했다”고 일갈했다. 천안함사건 이후 백서작성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남 교수는 “사건 발생을 가정하고 희생자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정부가 이런 이유로 수습이 늦어지고 있다라는 것을 적극 알릴 수 있는 창구 등으로 나눠 모의 실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사고는 무엇보다 중요한 도상훈련(일종의 시뮬레이션)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심영섭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역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사회안전이라는 것 외에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까지 가정해서 가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훈련을 통한 학습이 중요하다”며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천안함 사건의 경험을 통해 컨트롤 타워의 중요성 매뉴얼의 중요성이 매번 강조됐다.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이런상황을 가정한 모의 훈련을 한번이라도 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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