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운용계획 전면혁신 도로 설계기준 합리화 등 부처별 개혁 과제 16개 제시

정부가 1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개최한 국가재정전략회의의 핵심은 중기(2014~2018년) 재정운용계획의 전면적 혁신이다. 쓸데 없이 낭비되는 지출수요를 대폭 없애고 세제 이외 재정수입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은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그래야 복지확충, 국정과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지역투자 활성화 등 정부가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이날 각 부처별로 재정수입을 늘리거나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과제 16개를 제시했다. 우선 향후 사용계획이 없는 군 유휴지 약 4000만㎡를 민간에 매각해 개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국방부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군 용지 13억1686만㎡를 실태조사 한 결과 여의도 면적(290만㎡)의 약 14배에 해당하는 3988만㎡ 규모의 용지가 유휴지로 분류됐다. 불필요하게 장기 보유했던 것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에 유휴지 분류를 완료하고 군사시설지역으로 묶인 토지용도를 변경해 2017년까지 전부 매각하기로 했다. 특히 도심 주변에 위치한 ‘알짜’ 부지는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또 사유지 주변에 있는 자투리 부지는 인근 토지 소유주에게 넘겨 그 동안 각종 규제로 막혀 있던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규제완화 차원에서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군에서 쓰는 식판의 국방규격은 개당 1만원인 반면 민간 상용품은 6500원에 불과하다. 정부는 국방규격으로 조달하는 군수품을 양질의 저렴한 민간상용품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군수품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 설계기준도 바꾸기로 했다.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하기에는 교통량이 부족하고 2차로로 사용하기에는 좁은 도로가 많다. 앞으로 ‘가변식 3차로(2+1)’를 도입해 도로 건설비를 절감하기로 했다. 기존 2차로를 4차로로 확장하면 사업예산이 1㎞당 183억원 소요되지만, 가변식 3차로를 지으면 경우 1㎞당 132억원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그 동안 지가공시를 위해 표준지 지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매년 500억원을 지출해왔다. 앞으로는 가격 변동이 미미한 지역(전체의 35%)의 지가조사는 통계자료 활용으로 간소화해 예산소요를 줄이기로 했다.

5년마다 실시되는 인구주택총조사에는 약 20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2015년에는 조사원이 방문하는 직접조사를 최소화하고 주민등록부 등 행정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스포츠토토 판매수익금 전체를 예산체계(국민체육진흥기금)에 편입하기로 했다. 그 동안 스포츠토토 수익금의 22%(2014년 기준 2069억원)는 주최단체 지원 등 정부예산 체계와 별도로 운영돼왔다.

부처 간에 중복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수요자가 편리하도록 바꾸기로 했다. 아동돌봄 서비스의 경우 초등돌봄교실은 교육부, 지역아동센터는 보건복지부, 방과후아카데미는 여성가족부가 맡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다.

초등돌봄교실이 종료되는 오후 5시 이후에는 지역아동센터 등과 연계해 최대 10시까지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용아동이 적어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못하는 학교는 2∼3개씩 묶어 지역아동센터에 위탁하는 방식도 추진키로 했다.

한편 예산당국인 기재부는 각 부처에서 신규사업을 추진할 때 ‘일단 밀어넣고 보자’식의 예산 요구를 원천적으로 차단키로 했다. 새로운 사업계획을 세우려면 그에 상응하는 기존 사업을 줄이도록 하는 ‘페이고’(pay-go) 원칙을 예산편성 시점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신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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