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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동맹?...美 IRA 지원제외 뒤통수
뉴스종합| 2022-08-26 11:28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전기차 지원법 대비 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미국이 우리나라에 반(反) 중국 동맹 참여를 강요하면서 정작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 제정으로 실리 차원에서는 뒤통수를 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중국 견제용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참여 중이며 한국, 일본, 대만이 참가하는 4자 간 ‘반도체 공급망’ 관련 실무급 대화인 이른바 ‘칩4 경제안보 동맹’ 참여도 저울질하고 있다. 미국은 ‘칩4 경제안보 동맹’을 통해 중국 반도체 산업 견제 효과를 노리고 있다

또 미국은 일본과 유럽연합(EU)에 대해 동맹국을 강조하면서 무역확장법 232조관련 철강관세를 개선했으나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적용한 철강·알루미늄 수출을 2015∼2017년 3년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고 있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다음달 직접 미국을 방문해 반도체 지원법·IRA 관련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또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도 다음달 8∼9일 열리는 IPEF 장관급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우리 측의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 장관과 안 본부장이 직접 미국에 방문해 대미(對美) ‘아웃리치’(접촉·설득)를 펼친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산업의 피해가 크기때문이다. 미국의 새 조치에 따른 피해와 관련해 정부는 당장 올해부터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기차들이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는 배터리의 광물·부품 요건까지 추가되면서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도 보조금을 받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리튬은 58%, 코발트는 64%, 흑연은 70%를 중국 제련시설에 의존하고 있어 배터리 업계가IRA의 광물·부품 요건을 단기간 내에 충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은 우리나라에 반중국 전선에는 참여를 요구하면서 경제적인 부분에 철저한 자국중심으로 우리나라를 따돌리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 한 전문가는 “윤석열 정부 초대 통상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경제안보비서관과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서 공부한 학계 출신이다보니 협상능력이 떨어지다보니 전략과 전투력이 부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한 아웃리치로 미국을 설득할 수 없다”면서 “우리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반동맹을 요구하는 미국을 상대로 한국도 실익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초대 경제안보비서관인 왕윤종 비서관은 미국 예일대 경제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 출신이다. 안덕근 통상본부장은 미시간대학교 대학원 경제학(박사)·로스쿨(박사)을 나와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학과로 재직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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