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서 판매가 금지된 타이거 보드카
라오스에서 판매가 금지된 타이거 보드카 [AP]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라오스에서 외국인 관광객 6명이 메탄올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술을 마시고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호주 당국은 라오스 증류업체에서 제조한 주류를 마시지 말라고 여행객들에게 경고했다.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호주 정부는 라오스 인기 관광지 방비엥에서 외국인 관광객 6명이 메탄올 중독 의심 증상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라오스 주류 브랜드에 대한 주의사항을 발표했다.

호주 당국은 “라오스 당국은 타이거 보드카와 타이거 위스키가 건강에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 제품의 판매와 소비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면서 “특히 칵테일을 포함한 주류 ​​음료의 경우 잠재적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경고는 라오스가 아닌 호주 당국에서 직접 발표한 것이다. 라오스 정부는 타이거 보드카와 위스키에 대한 판매 및 소비를 금지했다는 소식을 영어권 매체를 통해서는 알리지 않았다.

공산주의 국가인 라오스는 사건 후 언론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사망한 관광객들이 어떻게 메탄올 중독에 이르게 됐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방비엥에서는 미국·호주·덴마크 등 출신의 관광객 6명이 메탄올 중독으로 잇따라 사망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호스텔 바에서 무료로 제공한 칵테일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호스텔 매니저는 100명 이상의 숙박객에게 얼음과 제로콜라를 섞은 라오 타이거 보드카를 무료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숨진 이들의 체내에서 고농도 메탄올이 발견되면서 술에 메탄올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메탄올은 술의 주 성분인 에탄올과 냄새가 유사하나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 물질이다. 섭취 시 급성 중독 및 두통·현기증·구토·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동남아 등지의 일부 국가에서는 값싼 메탄올을 넣은 술을 만들었다가 이를 마신 피해자들이 숨지는 사건이 간혹 발생하고 있다. 라오스와 인접한 태국에서는 지난 8월 메탄올을 넣은 불법 밀주를 마신 뒤 최소 8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