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불확실성 지속 우려
고환율에 수입 원재료값 상승
제품·외식 가격 등 물가 오름세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내수는 여전히 바닥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면서 수입 원재료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식품 기업과 외식 업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추가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고환율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각종 원재료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아서다. 앞서 밀가루부터 커피 원두, 코코아 등 주요 식품 원재료의 국제 가격은 기후 위기 영향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수입 물가가 상승해 해외에서 들여오는 각종 식재료 가격이 오른다. 시차를 두고 외식 물가도 끌어 올릴 수 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한때 1440원 선을 넘은 원·달러 환율은 143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원화 가치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중동 전쟁과 미국 대선 등의 영향으로 강달러 현상이 지속하면서 수입 물가는 이미 지난 10월(2.1%↑)과 지난달(1.1%↑)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외식 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1~11월 소비자 선호 8개 외식 메뉴의 서울 기준 평균 가격 상승률은 4.0%였다. 메뉴별로 보면 김밥이 올해 1월 3323원에서 지난달 3500원으로 5.3%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외식 메뉴 가운데 하나인 삼겹살(200g 환산)은 올해 5월 서울 기준 처음으로 2만원 시대를 열었고, 삼계탕도 지난 7월 1만7000원 문턱을 넘었다. 상승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혼란한 정국 상황 속에 식품·외식 기업들이 은근슬쩍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농심과 파리바게뜨, BBQ 등이 가격을 올린 전례가 있다.
정부가 억제했던 가격 조정이 터져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간 기업들이 원가 부담을 오랜 기간 호소해 온 만큼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주요 식품기업들은 아직 구체적인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