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시리아와 새 전선 만들어진 탓…분쟁엔 관심 없어”

이스라엘인 3만여명 거주…주변 아랍국 “점령 확대 행위” 반발

SYRIA-SECURITY/GOLAN HEIGHTS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용 차량이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과 시리아 사이의 휴전선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시리아 정권 붕괴 이후 북부 점령지 골란고원에서 군사 행위를 확대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에 조성된 이스라엘 정착촌을 확장하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영국 BBC 방송,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골란고원에 정착한 이스라엘 인구를 두 배로 늘리는 계획을 승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에서 “이것이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에 ‘새로운 전선’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필요한 조치”라며 “골란을 강화하는 것은 이스라엘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 이를 붙들고, 꽃을 피우고, 정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분쟁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우리는 당장 주어진 현실에 따라 시리아와 관련된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북부 시리아 접경지에 위치한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1867년 3차 중동전쟁 때 시리아 영토였던 것을 점령해 현재까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에 자국민을 이주시키며 점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나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현재 골란고원에는 이스라엘인 정착촌이 30곳 넘게 조성돼 있다. 이스라엘 군사 안보 전문가인 아브라함 레빈에 따르면 이곳에 정착한 이스라엘인 인구는 3만1000여명으로 추정된다. 이와 더불어 골란고원에는 스스로 시리아인으로 규정하는 이슬람 소수 종파 드루즈파 주민 2만4000여명도 거주 중이다.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정착촌 확대 계획 승인에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 아랍국들은 시리아의 혼란을 틈 타 영토 점령을 확대하려는 노골적인 시도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전직 총리는 BBC와 인터뷰에서 골란고원에 정착촌을 확대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시리아와 분쟁을 확대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서 왜 정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스라엘은 지난 8일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 붕괴 직후 골란고원과 인접해 시리아 영토 안쪽에 조성된 비무장 완충지대에 병력을 투입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스라엘은 자국 안보를 위해 군을 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국제사회에서는 시리아의 영토 주권을 침해하고 분쟁을 촉발하는 행위라는 우려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겨울 동안 골란고원 완충지대에 자국군 주둔을 명령하는 등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철군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 완충지대에 군대를 투입한 것 외에도 지난 8일 이후 시리아 내 군사 시설에 450여차례가 넘는 대규모 공습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