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13일 북한에 납치됐다 귀환해 간첩행위를 한 혐의로 옥고를 치른 서창덕(64)씨와 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가 6억2000여만원과 이자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지연손해금(이자) 발생시점을 서씨가 불법체포됐던 1984년을 기준으로 삼았던 원심과 달리 손배 청구소송의 2심(사실심) 변론이 끝난 지난해 5월로 변경, 당사자들이 실제로 받을 금액은 2심의 14억여원에서 6억4000여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재판부는 “보안부대 군 수사관들이 서씨를 불법체포한 뒤 고문·협박해 허위 자백을 받아내는 등 증거를 조작해 유죄판결을 받게 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국가는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서씨가 1991년 가석방된지 18년이 지난 2009년에 소송을 제기해 소멸시효 기간이 지났다는 국가측 주장은 “재심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국가배상 소송을 낼 수 없는 객관적 장애 사유가 있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연손해금 발생시점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지연손해금은 불법행위 시점부터 발생한다고 봐야 하지만, 불법행위 이후 장시간이 흘러 통화가치 등에 상당한 변동이 생긴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사실심 변론이 종결된 날부터 발생한다고 봐야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연손해금을 받을 것을 전제로 산정된 원심의 위자료 액수가 다소 적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국가만 상고하고 서씨가 상고하지 않았으므로 국가에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1967년 황해도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중 북한 경비정에 피랍됐다 124일 만에 귀환한 서씨는 1969년 반공법 위반 등 혐의로 처벌받았으나 17년이 지난 1984년 대남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국가기밀을 탐지하고 북한을 찬양해 이롭게 했다는 등의 혐의로 다시 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91년 가석방됐다.

서씨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법원에 재심을 청구, 사건 발생 24년만인 2008년 무죄를 선고받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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