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지주회장 인터뷰
1분기 카드업 분사 운영역량 최적화
3년내 비은행 수익비중 30%로 확대
회사가치 더 높인뒤 M&A 등 추진
英스탠다드차타드가 KB 미래모델
외형경쟁 지양 내실경영 주력
올해부터 기대 이상 수익낼 것
요즘 금융지주회사는 물 위의 백조와 같다. 겉으론 좋은 실적에 유유히 호수 위를 노니는 듯하지만 물 아래 갈퀴를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안정된 성장을 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변신과 적응이 필요하다. 흔들림 없는 포트폴리오로 지주회사 명색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가 28시간이라도 모자란다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을 최근 만났다.
취임 7개월째에 접어든 어 회장의 관심사는 많지만 그중 단연 첫 번째는 국제화된 금융그룹이다.
“국제무대에서 뛰는 한국 기업을 제대로 지원하려면 우리 은행도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기업의 글로벌 현금관리(Cash Management) 지원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삼성, 현대차 등 국제무대에서 뛰는 한국 기업을 제대로 지원하려면 그에 걸맞은 은행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대목에서 어 회장은 자신이 그동안 주장해온 메가뱅크의 의미를 되짚었다.
“단지 은행 규모만 키우자는 게 아닙니다. 국제 네트워크도 주요 국가에 중소형 점포 크기의 법인이나 지점을 많이 둔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주요국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ㆍ합병(M&A)해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는 이런 모델로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을 든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단기간에 중소 규모 은행에서 세계적인 은행으로 발돋움했어요. 10여년 전만 해도 이 은행의 자산은 국민은행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계무대로 나와 현지 금융회사를 잇달아 M&A하면서 자산을 불렸고, 지금은 국민은행의 몇 배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KB도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성장하려면 비슷한 방식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언제부터 시작될까.
“아직 준비가 덜 됐어요. 시장에서 KB그룹의 주당순자산(PBR)은 1.1~1.2배 수준으로 평가돼요. 이 수준으론 안 돼요. PBR가 최소 1.5배 이상 돼 적정 수준의 회사 가치를 평가받았을 때 M&A를 추진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가 취임 직후 향후 2년 내 M&A 의사가 없다고 말한 이유다.
그래서 일단은 세계 여러 금융기관과 제휴를 진행 중이다. 중국 궁상은행과 접촉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궁상은행 자회사인 증권사와 KB투자증권이 국내 기업의 홍콩 상장과 중국계 기업의 한국 상장, 위안화 채권 및 회사채 발행 등에 협력하는 제휴는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됐고, 3월 말께 보다 구체적인 제휴 내용을 공개하겠습니다.”
어 회장은 금융통화위원회위원과 한국금융학회장, 한국투자공사(KIC) 운영위원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원장, 고려대 총장,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공동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등의 화려한 이력을 지녔다. 지난해 7월 KB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후 그는 본인 급여를 자진 삭감하고, 변화 혁신으로 경영효율을 높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5만원을 오르내리던 주가는 6만원대로 올라왔다.
“2만4000명이 넘는 조직을 이끌고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키워야 할 의무가 있는 CEO로서 느끼는 부담이 큽니다. 고려대 총장 때도 큰 조직을 이끌었지만 지금 더 힘들어요. 수직적인 조직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물론 조직의 변화와 발전을 지켜볼 때면 보람도 있죠.”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 계획은 어떤 것일까.
“취임과 동시에 그룹 변화혁신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변화혁신 작업을 주도했고, 대규모 희망퇴직, 조직 슬림화, 카드 사업 분사, KB투자증권과 KB선물의 통합 등을 추진했어요. KB의 체질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생각해요. 올해는 ‘그룹 변화혁신 TFT’ 대신 지주회사 전략기획부 안에 상설팀을 운영하고, 계열사 실무자를 대상으로 ‘변화혁신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죠.”
사실 KB금융지주는 은행 자산이 전체의 90%를 웃돌아 포트폴리오가 열악하다. 개선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증권, 보험 자산 확대를 위한 M&A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건 언제쯤 가시화될까.
“그룹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비은행 부문의 자생적인 경쟁력이 있어야죠. 2013년까지 현재 5% 미만인 비은행 부문의 수익 비중을 30% 수준으로 높이려 해요. KB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리테일 고객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 경쟁력을 확보하고, 은행과 연계한 복합 점포 등을 통해 점포망을 늘릴 계획입니다. 또 KB선물과 통합을 통해 높은 시너지도 구현해야죠. KB생명은 대면 채널 확대 등 채널 다변화와 판매상품 다양화를 통해 종합 생명보험회사로 성장할 기반 구축이 절실하죠. 최근 높은 수익률을 내는 KB자산운용 역시, 주식형 펀드 등의 상품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고객의 투자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상품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입니다.” 여기에 카드 사업이 빠질 수 없다.
“1분기 중에는 은행에서 신용카드 사업을 분사해 KB국민카드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그리고는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강화해 카드업 본질에 맞는 운영 역량을 최적화해야죠. 올해엔 KB의 경영 정상화가 가시화되고 재무구조도 개선될 겁니다. 그럼 시장 환경을 고려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면밀히 검토할 겁니다.”
회사가 제 모양을 갖추면 주가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주가에 대해 어 회장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지난해에 비해 많이 회복됐지만 아직 펀더멘털을 반영하진 못했어요. KB는 지난해까지 보수적인 충당금 정책으로 잠재 부실에 대한 대비에 충실해 왔어요. 올해부터는 수익성이 상당 부분 정상화되는 단계에 접어들 겁니다. 그럼 주가에도 반영되겠죠. KB의 과거 평균 PBR는 1.4배 정도였어요. 따라서 수익성이 순조롭게 정상화되면 중ㆍ장기적으로 역사적 평균치 이상으로 올라갈 걸로 봅니다.”
시장은 올해 KB지주의 영업이익이 2조원은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비효율적인 조직을 재정비해서 흐트러졌던 KB의 영업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희망퇴직과 기업 부문 건전성 악화로 비용이 늘어나 실적이 다소 부진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그동안의 노력에 힘입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겁니다. ”
KB금융지주는 최근 자사주 처분을 추진 중이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자사주 11.2%를 9월까지 처분하려고 합니다. 알려진 대로 포스코와 지분을 맞교환했습니다. 한두 개 기업이 맞교환 대상으로 추가될 수도 있죠. 지분 3~4%는 전략적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블록세일을 실시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팔 생각입니다.”
올해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우리금융의 민영화 재추진 등 금융계에 큰 이슈가 많다. 그만큼 4대 금융지주 간 패권다툼도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에게 전략이 없을 수 없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4강 체제가 공고해지고, 이로 인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겁니다. 하지만 과거 무리한 외형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단순 외형이 아닌 내실 위주의 경쟁, 우량 고객 및 우량 자산경쟁이 나타날 겁니다. KB는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강화하고 지속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경영효율을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할 겁니다.”
어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지주 전 계열사에 대한 장악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연히 자율경영권은 줄어들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는 어떻게 설명할까.
“규정과 절차대로 할 뿐입니다. 회장 권한이 세졌다고 하지만 다른 지주회사와 비교해 과도하게 행사하거나 제약하는 부분은 없었어요. 오히려 여기가 약하죠. 계열사 자율경영 축소라는 오해는 아마도 은행에 있던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폐지하고 지주회사 안에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면서 생겼을 겁니다. 이건 은행의 주주가 지주회사로 변경돼 절차가 바뀐 것뿐이지, 종전과 같습니다. 다른 지주회사도 유사합니다.”
최근 대형 지주회사들은 부실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유독 KB만 눈길을 돌리지 않고 있다. 이유는 뭘까.
“아직 준비가 안 됐기 때문입니다. 다른 금융지주회사는 지난해 적정 이익을 냈지만 KB는 그렇지 못했거든요. 선제적인 대손충당과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비용 발생이 컸죠. 1분기 이후에는 기대 수준 이상의 이익을 낼 것으로 생각되는데 저축은행 인수는 이익이 현실화되는 상황을 지켜본 뒤 추진할 겁니다.”
대담: 권용국 경제부장 정리=윤재섭 기자/is@heraldm.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
kwon@heraldcorp.com
![86세 사미자, “단어 잘 안 떠올라” 치매 일까?…치매와 건망증 차이는 [그들의 건강美학]](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8/news-p.v1.20260908.d06bc010b97e4720abe8ba08bd68428e_T1.jpg?type=h&h=240)
![‘중위소득 70%’에 발목 잡힌 기초연금 개편…소득 보장 실효성 낮고 재정부담 가중[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907.67992ac2e89a4eddbffab50b901154f7_T1.jpg?type=h&h=240)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