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직원 400여명 고립
제3국 근로자 관리문제 등
현장 철수도 쉽지 않아
정부, 여행경보 3단계 발령
리비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현지 한국동포들의 안전과 진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리비아에서는 시위가 점점 격화되면서 수도 트리폴리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리비아에 진출해 있는 공사 현장에 현지인들이 침입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 현지 교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과 기업들은 대책회의를 열고 동포 1500명에 대한 안전 확보 조치에 나서고 있다. 주리비아 대사관의 서용원 영사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까지 동포의 인적 피해는 전혀 없다”면서도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가급적 리비아를 떠나도록 교민들에게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영사는 “동북부 지역의 주요 도로에서 차량을 몰고 가다가는 군부대나 시위대에 빼앗길 수 있어서 규모가 작은 공사장에 있는 한국인 직원들의 경우 치안 여건이 더 좋은 큰 공사장으로 대피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대사관은 동포들의 경우 이른 시간 내 리비아를 떠나도록 기업들이 직원과 가족에게 권고하고 있지만 현지 상황이 급변하면서 리비아 탈출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혈사태가 빚어진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의 공항은 사실상 폐쇄된 상황이어서 이곳에 거주하는 동포들은 국외로 나가질 못하고 있다. 벵가지 주변 공사 현장에 있는 한국인들은 사막을 횡단하는 도로를 따라 이동하다가 폭도에게 차량을 빼앗기거나 군부대에 징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지에서 자구책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비아 정국이 극도의 혼미에 빠지면서 현지에서 공사를 벌이고 있는 건설사 등 리비아 진출 국내 기업도 비상이 걸렸다. 21일 코트라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리비아 벵가지의 모 대형건설사 공사현장과 인근 숙소에 현지인이 들이닥쳐 컴퓨터와 중장비를 훔쳐가고, 이에 앞서 지난 17~18일 리비아 현지 주민 300여명이 국내 건설사의 데르나주택 공사 현장과 한국인 근로자 숙소가 잇달아 습격당하는 등 국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피습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20일 리비아 동부지역과 그외 지역에 여행경보 3단계(여행제한)와 2단계(여행자제)를 각각 발령했다. 하지만 현지 건설업체는 각 공사장에 동원된 많은 제3국 근로자에 대한 관리 문제 등 때문에 쉽사리 현장 철수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자, 자동차 등 국내 주요 업종에서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수출품목의 40%를 차지하는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ㆍ기아차는 리비아에 공장이나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 벌어지는 리비아와 한국 간 외교 마찰에 영향받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글로벌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리비아에 별도의 법인이나 지점을 두지 않고 있어 이번 사태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비아에는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가 복합화력발전소와 호텔, 병원, 주택단지 등을 짓고 있는 것을 비롯해 LG상사 대한통운 등 20여개 업체가 진출해 있다. 최정호ㆍ한지숙 기자/js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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