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국내 은행들도 초긴장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계 및 유럽계 은행들이 채권회수에 나설 경우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 자산에 대한 환차손 규모 파악 등 영국 지점 운용방향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했다.
▶외화유동성 점검=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영국의 브렉시트가 결정되자 국내 은행들은 부행장들 주재로 회의를 열고 외화 유동성을 비롯해 여신, 자금조달, 현지 지점 및 법인 상황에 대해 긴급 점검했다.
특히 외화유동성 점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브렉시트로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면 영국 및 유럽계 은행들이 국내 은행에 빌려준 자금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외화 유동성 비율(유동화 가중치 적용)은 신한은행이 127.05%로 가장 높고 그 뒤로 ▷우리은행(124.99%)▷국민은행(115.73%)▷ NH농협은행(105.92%)▷KEB하나은행(105.15%)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기준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비율은 108.5%다. 외화유동성 비율은 만기 3개월짜리 외화자산을 외화부채로 나눈 비율로, 100%를 넘어선 것은 은행들이 필요한 자금보다 더 많은 외화를 조달해놨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인 85%를 웃도는 수치다.
은행들은 충분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유동성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융불안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영향은 예상보다 심각해질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내 은행권에서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사채 규모는 13조원이 넘는다. 수출입은행(4조5364억원), 산업은행(3조4749억원), 하나은행(2조3480억원), 신한은행(1조2000억원), 기업은행(1조원), 국민은행(9362억원) 등이다.
은행들은 대부분 만기 도래 해외사채를 차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고 국내에서 달러가 이탈하면 은행들의 해외채권 상환능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달러 조달금리가 더 높아지며 차입금 차환 시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 브렉시트가 확정된 지난 24일 외환(FX)스왑포인트 1개월물과 6개월물이 2010 년 5월 후 저점으로 떨어졌다. FX스왑포인트가 하락하면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가 부족하다는 신호로 덜러조달 비용은 상승하게 된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FX스왑포인트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국지점 손실은=은행들은 영국지점의 환차손과 지점 운영여부도 고민거리다. 현재 영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법인과 지점은 총 7개다. 국민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현지법인 형태로 운영 중이며,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산업은행이 외은지점으로 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 법인과 지점은 90%가량이 달러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10%가량은 파운드화 대출 등인 만큼 환차손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지 않던 세금과 각종 행정비용도 내야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파운드화 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 환차손 부담은 제한적이지만 현재의 변동성이 언제까지 이어지고 얼마나 확산될지가 관건”이라면서 “이에 대한 익스포저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영국 금융회사 및 기업에 대한 대출과 보증, 채권 등 익스포저는 72억 6000만달러다. 전체 익스포저의 6.3%규모다.
브렉시트 여파가 다른 국가로 확산될 경우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국계 은행들의 자금 회수 움직임이 다른 유럽계 은행들로 전이되면 유동성 경색이 올 수 있다”며 “영국의 EU 탈퇴 영향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한 계획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중심으로 자산관리 전략 재조정=환매를 문의하는 투자자들의 전화도 빗발쳤다. 유럽투자상품의 수익률이 높아 유럽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를 추천해왔던 은행들도 고객들의 자산 리밸런싱(운용 자산 편입 비중 재조정)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은 유럽 펀드, 유럽 지수를 기준으로 한 ELS에서 채권과 달러·금과 같은 안전자산 중심으로 투자자산을 옮기고 있다. 고객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고객들에게 안내문 등을 발송, 가입 펀드에 영국기업의 편입 여부 등을 알리는 등 고객대응 메뉴얼도 강화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향후 전망과 투자 방향 등을 정리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