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상품가격이 5일 하루 2년만에 최대 폭으로 폭락하면서 국제 상품 시장의 거품 붕괴가 시작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날의 폭락이 국제 상품 시장의 랠리가 끝나는 대세 하락 신호탄인지 단기 급등에 따른 경착륙성 시세 조정인지는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 엇갈리고있다.

▶기록적인 붕괴=이날 상품 시장 폭락에 대해 뉴욕 소재 상품 투자 회사인 MF 글로벌의 애널리스트는에드워드 마이어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이는 역사에 기록될 만한 것”이라면서 상품 시장 전 분야에 걸쳐 대대적인 하락세를 보이고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폭락에는 투기 세력이 상품 시장에서 이탈하고, 미국 고용시장 악화 우려로 인한 더블딥우려에 아시아 신흥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신흥국 성장둔화가 상품 수요를 둔화시킬 것이란 전망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원자재 수요와 공급의 펀더멘털이 미국과 신흥국의 성장 둔화로 감소할 것이라는 중장기 전망에 지난주를 기점으로 원자재 가격 폭등의 차익을 거둔 투기세력들이 상품 시장을 떠나면서 폭락세를 몰고 왔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29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1년새 175%라는 폭등세를 보인 은가격이 일주일 사이 25%이상 폭락한게 상품 시장에 심리적인 패닉을 가져온 것으로 보고있다.

투기성 수요로 급등했던 은가격이 폭락하면서 같은 귀금속인 금과 여타 귀금속 금속 상품가격도 끌어내렸다는 진단이다.

특히 지난주말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더이상의 금투자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한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 금 선물을 대량 매집했던 세계 헤지펀드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가 “금을 팔았다”고 밝힌것도 상품 시장이 꼭지점을 쳤다는 인식을 부추겼다.

국제 유가 역시 중동 도미노 시위 사태 이래 기록적인 수준으로 투기 세력의 투자 유입이 이뤄졌다가 빈라덴 사살과 함께 중동사태가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투기 세력의 청산이 이어지고있다.

이날 특히 유럽의 금리 동결로 유로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시세의 급등에 따른 기술적인 요인도 달러화로 거래되는 국제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이에따라 국제 상품시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랠리를 끝내고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 상품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투기성 거래의 주범인 월가의 헤지펀드들이 시세차익 회수에 나선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단기조정 시각=하지만 이번 폭락은 투기세력이 매집했던 금은과 국제 원유가 시세 조정을 받는 것일뿐 국제상품 시장의 수급 펀더멘털은 여전히 공급 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 상품 수요의 블랙홀이라 할 수있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상반기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국제 상품 수요는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도 더블딥 보다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밝혔듯이 하반기에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주장이 우세하다.

이날 유가는 10% 가까이 폭락했지만 미국 증시는 다우지수는 1.1% 하락한 수준에서 장을 마친 것도 미국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상품시장이 일시적 조정을 받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전문가들도 오는 6월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 즉 달러화 돈풀기를 종료하게되면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 감소로 이어져 상품 가격의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