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와 높은 실업률 등으로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내년 대선 재선 가도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오바마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것.
23일 AP통신과 여론조사기관 GFK가 이달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명 중 4명은 미국 경제가 악화됐다고 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오바마의 경제 정책 전반과 실업문제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앞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 경기회복세가 예상했던 것보다 느리고, 부동산과 고용시장 침체도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들어 첫번째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연임할 자격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절반 이상이었으나 이달 조사에서는 48%로 내려앉았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직후 60%대로 올라갔던 오바마의 지지율도 이번 조사에서 52%로 하락했다. 경제에 대한 우려가 빈 라덴 죽음 이후 반사이익으로 얻었던 지지율마저 잠식하고 있는 것.
오바마 지지율 하락은 여성들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조사에서 여성응답자 중 57%가 오바마가 재선 자격이 있다고 답했으나, 이달 조사에서는 48%만 이같이 답했다. 특히 백인여성들 사이에서 오바마 지지율 하락은 두드러졌다. 이번 달 조사에서 오바마를 지지한 백인여성들은 37%에 불과했다.
블룸버그통신이 2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도 비관적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는 지난 2009년 오바마 취임 당시보다 지금 자신들이 보는 경제전망이 더욱 악화됐다고 답했다. 반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응답자는 34%에 그쳤다. 10명 중 1명도 되지 않는 응답자만이 향후 2년 내 미국 실업률이 경제위기 전인 5%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이달 초 실시한 조사에서는 유권자의 45%가 내년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고 대답했고, 오바마에게 표를 주겠다는 응답은 39%에 그치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면한 정치적 문제를 잘 보여주는 조사결과”라며 “오바마의 재선을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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