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한국과 중국의 차기 대권 주자로 유력한 두 사람에게 ‘민생문제’는 공통의 화두였다.

30여년 개혁·개방의 후유증으로 세계 최악의 불평등지수를 겪고 있는 브라질을 바짝 따라잡고 있는 중국이나 ‘민생진보’를 외쳤으나 오히려 ‘퇴보’가 된 한국이나 ‘민생안정’에는 이견이 없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국가부주석은 4일 양당이 ‘민생문제 해결’을 최고의 정치적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앞으로 보다 많은 교류와 협력을 펼쳐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중국 공산당 초청으로 4일 중국을 방문, 시진핑 부주석을 면담한 손 대표는 이날 저녁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만찬간담회에서 “양당이 민생문제 해결을 최고의 정치적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갈수록 ‘험악해지는’ 빈부격차로 고민하는 중국과, 물가는 오르고 교육비로 허리가 휘어 사는 것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한국이나 ‘똑같은 상황’이라는 두 지도자들간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시 부주석은 “흔히 중국을 방문하면 베이징이나 상하이를 둘러보고 가는데 그렇게 해서는 중국 전체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며 “서부지역을 보면 도농간 격차, 빈곤문제 등 중국 전체를 깊이있게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 대표는 4박5일 방중기간 중 중국 중서부 경제개발의 요충지인 충칭(重慶)을 방문, 충칭시 보시라이(簿熙來) 당서기를 만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중국의 계획이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손 대표는 시 부주석과 만나 “남북간 대화가 재개돼야 하고, 6자회담이 다시 열려야 한다”면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 시 부주석은 “남과 북은 하나의 민족이고, 피는 물보다 진하다”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며 반드시 대화와 협상의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경제발전과 민생 개선에 큰 힘을 쓰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강력한 염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손 대표는 오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발표되는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강원도 평창이 선정될 수 있도록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손 대표는 축구를 좋아하는 시 주부석에게 박지성 선수가 직접 사인한 축구공을 전달했다. 손 대표는 “경기도 지사때 수원 영통에 ‘박지성로(路)’를 명명하기도 했고, 춘천에서 칩거할 때 박 선수 가족들이 찾아와서 밥도 같이 먹기도 했다”면서 박 선수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에대해 시 부주석은 “이웃나라에서 좋은 대회가 이뤄지면 우리한테도 좋은 소식이다”면서 “한국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형식적인 예방을 넘어 솔직한 대화로 이어지면서 예정돼 있던 면담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 넘게 진행됐다.

시 부주석은 손 대표에게 ▲고위급, 각계 인사의 협력 확대와 상호 신뢰 증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적 관계의 발전 ▲양국간 밀접한 대화와 의사소통 구조 확립 등을 제시했다.

손 대표는 이번 회담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유익한 회담이었고 생산적인 결과도 있었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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