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이 다시 최전선에 나섰다. 그는 부채협상이 마무리되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7일(현지시각) 장관직을 계속 수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잔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짐은 한층 무거워졌다. 경제 위기 때마다 사임 요구를 반복하던 공화당은 이번에도 그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그에게 국가 신용등급 강등 사태 수습과 미국 경제 회복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얹어줬다.
가이트너가 해결사로 나선 상황은 3년전과 유사하다. 미국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상황이 그대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태. 당시 뉴욕 연방준비제도(연준) 총재였던 가이트너는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과 함께 월스트리트 구제금융을 진두지휘하며 위기를 진화한 바 있다.
오바마가 취임하자마자 그를 재무장관에 발탁한 것도 이때문. 이후 가이트너는 줄곧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했다. 이에 오바마로서는 그를 경질한다는 것은 경제 실정을 자인하는 셈이 된다.
오바마가 고수한 ‘가이트너 카드’가 2008년 만큼 먹힐지는 미지수다. 3년 전과 달리 가이트너가 막상 쓸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가이트너는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경기 회복 등으로 경제를 살리는 난제를 해결해야한다. 그러나 2008년 경제위기 당시 5%였던 실업률은 현재 9.1%대로 치솟았다. 일자리도 3년전보다 5% 줄어든 680만개다. 부동산시장도 얼어붙어 주택가격은 2007년 12월 이후 24% 하락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은 그리 많지 않다. 민주ㆍ공화 양당이 이미 재정 감축에 합의했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풀 여력도 없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증세 역시 할 수 없다. 기준금리도 0.25%로 제로금리 수준이라 금리인하로 거둘 수 있는 효과도 없다.
가이트너는 유임 발표 직후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용등급강등 조치를 맹비난하며 “미국은 워싱턴보다 강하다”고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가이트너의 성과 여부는 오바마의 재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이트너가 잔류를 결정한 것은 지난 2년반동안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를 도맡았다는 점에서 결자해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위기에 처한 지금 전 세계가 구원투수로 나선 가이트너를 주목하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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