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하지 마세요 순수하니까!’는 청소년들의 톡톡 튀는 상상력을 그대로 담은 성장 에세이집이다.

자신의 진로 탐색 과정을 토론하며 만난 8명의 학생들이 판타지에 등장하는 영웅과 우리 시대에 필요한 영웅의 차이에 대해 토론하며 엮어낸 책이다. 사회를 바라보는 어린 학생들의 눈을 어떤 교정도 없이 서로간의 토론과 고민만으로 이야기를 엮어간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세상의 이치와는 다소 동떨어진 사고방식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지금 접할 수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 어린 학생들의 순수한 시각이 어른들의 잘못을 고발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은 판타지 소설과 영화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판타지가 가지고 있는 영웅 서사의 줄거리가 아이들의 성장과정과 비유되면서 재미있는 토론거리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PART1에는 주로 판타지 장르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판타지의 내용은 아이들이 쉽게 접하는 게임의 소재와도 유사하지만, 실제 고전 문학의 스토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주로 영웅의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이 책의 글을 함께 쓴 8명의 아이들을 작은 영웅이라고 부르는 데 그 이유가 있다. 고전과의 만남을 판타지라는 장르를 두고 세대 간의 사고를 소통하는 창구 역할처럼 사유하기 시작했다. 판타지의 상상력만큼이나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의 눈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라 이해 못할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PART2에서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로 담아간다. 물론 판타지의 상상력은 그대로 유지한 채 자신의 생각을 더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상급식, 외모에 관한 루저 파문, 국회의 파행 문제 등 신문의 1면을 장식하는 사회문제에 대해 아이들이 이야기해주는 대안은 판타지의 결말처럼 명쾌하기도 하고, 복잡한 이해관계의 사회에 경종을 주기도 한다. PART3에서는 선생님들의 젊은 시절 에세이를 읽어 주고, 아이들과 세대 간의 소통을 하는 연습을 시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들의 빛나는 눈은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라, 사회가 지켜주고 바라보며 눈 맞춰줄 대상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정말 아이들이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아이들의 귀한 상상력을 보호해주어야 할 것이다.

강요하지 마세요 순수하니까/안승권 8면 지음/ 가하

김기훈 기자/kihun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