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 먹을 만큼만 훔친다. 사람을 만나면 강도로 돌변할까봐 빈집 만을 털었다. 나는 맨손으로 훔친다. 나는 두주먹 붉은피다.”

오직 맨주먹만을 이용, ‘먹고 살만큼만 훔친다’며 자신을 ‘두주먹 붉은피’로 불러달라는 호기로운(?) 절도범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서울 시내 일대 미용실, 까페 등을 돌며 가위, 노트북 등을 훔친 혐의로 A(31)씨를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8회에 걸쳐 노트북, 미용가위 등 898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투명한 유리문 틈 사이로 노끈을 집어 넣은 후 잠금 장치에 끈을 걸어 돌리는 방식으로 문을 따고 들어가 범행을 했다.

그는 또 까페와 미용실 등지에서 훔친 한대에 80만원이 넘는 중고노트북과 수백만원에 호가하는 일제 가위 등을 5만원, 10만원 등 초저가에 팔아 넘겼다. 잘곳이 없는 A씨는 이렇게 번돈으로 사우나 등에서 살며 생활비로 썼다.

경찰 조사 중 A씨는 “길에서 주은 노끈 말고는 작업을 하는데 어떤 것도 필요없다”며 “먹고 살만큼 훔치는 나를 ‘두주먹 붉은 피’로 불러 달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20살때 업무상횡령으로 구속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00년에는 성폭력, 2005년에는 특수강도로 총 7년 6개월 동안 징역살이를 한 전과 9범”이라며 “‘두주먹 붉은피’라니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 @goooogy> coo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