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일 오전 러시아 극동지역에 도착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러시아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10년만에 이뤄진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김 위원장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경제 원조과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중국에 넘어갔던 북한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최근 노력중인 러시아는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연결 사업의 북한 참여 등을 요구하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할 전망이다.

이날 오전 러시아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오는 23일 바이칼 호수에서 멀지 않은 동부 시베리아 도시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란우데는 몽골족이 주로 사는 동부 시베리아 브랴티야 자치공화국의 수도로 인구는 약 40만 정도다. 바이칼 호수로부터 동쪽으로 약 10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기계 및 철강 산업 도시로 유명하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특별 열차를 이용했다. 울란우데의 경우 지난번 러시아 방문 때 김 위원장이 약 1시간 가량 머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미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소속 선발대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울란우데로 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을 통해 러시아측에 식량을 비롯한 경제원조와 핵문제 관련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ㆍ중ㆍ러 국경지대에 있는 나선경제무역특구 개발, 시베리아횡단 철도 사업 등에 대한 러시아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경우에는 러시아산 가스를 북한을 경유, 한국으로 공급하는 가스관 연결 사업에 대해 북한의 수용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최근 몇년간 북한을 경유해 남한으로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과 함께 같은 노선을 통과하는 송전선 건설 프로젝트를 남북한에 적극 제안해 왔다.

물론 지난 5월 방중을 통해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김 위원장과 핵문제 사태 이후 중국으로 넘어간 북한에 대한 주도권을 회복, 국제 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러시아의 계산도 깔려 있다.

최근 러시아가 식량난에 빠진 북한을 위해 그동안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한 식량 지원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5만 t의 밀가루를 지원키로 하는 등 양국 관계가 빠르게 긴밀해지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 방안에 대한 어느정도의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북한은 이날 2001년 북러 정상회담 10주년을 기념해 이달 4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북한 도서ㆍ사진 수공예품 전람회’를 소개하고 북러 정상회담의 의의를 회고하는 기사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내보내며 회담을 앞두고 북러친선 띄우기에 집중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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