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향하는 리비아 시민혁명

친위대 저항에 막바지 교전

美, 권력이양 적극협력 의사

EU“ 야권에 정치보복 말라”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카다피 친위대의 저항으로 막바지 교전이 벌어진 가운데, 반정부군이 국영방송사와 공항 등을 접수, 트리폴리의 95%가량을 장악했다. 반군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은신한 곳으로 추정되는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중심으로 최후의 일격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반군 수중에 있던 카다피의 장남이 도주하고 차남은 체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이들이 카다피 지지세력을 규합할 경우 막판 혼전양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제사회는 ‘포스트 카다피’ 정국을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혼란을 틈타 일어날 수 있는 정치 보복과 치안공백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카다피 아들 도주…카다피 측 美에 협상타진=당초 반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진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이 체포되지 않았다고 CNN과 BBC 등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사이프 알이슬람은 아직 수도 트리폴리에 머물고 있으며, 호텔 등지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 기자는 사이프 알이슬람이 트리폴리 남부에 있는 카다피의 관저 바브 알아지지야에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으며, BBC는 사이프가 트리폴리의 호텔에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카다피 지지세력으로부터 환호를 받고 있던 사이프 알이슬람의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다.

앞서 외신은 사이프가 반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 측도 사이프가 구금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이프는 관저 앞에서 기자들에게 이를 직접 반박했으며, “카다피는 트리폴리에 안전하게 잘 있다”고 답했다.

리비아 반군에 투항한 것으로 알려졌던 카다피의 장남 무하마드도 반군으로부터 도망쳤다고 22일 외신이 보도했다.

알자지라 TV는 카다피의 친위부대가 무하마드의 탈출을 도왔다고 전했다.

정권이 붕괴될 위기에 놓이자, 카다피 측근들이 미국 정부에 필사적으로 협상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빅토리아 놀랜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카다피 국가원수를 대신한다고 주장하는 수많은 인사로부터 수차례 타진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중동담당 차관보인 제프리 펠트먼도 CNN에 출연, “카다피 측근들은 모든 채널을 동원해 미국 정부와 접촉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 측근들의 협상 타진이 시간벌기용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오바마 ‘미국은 리비아의 파트너’…EU 정치보복 경고=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2일 미국이 앞으로 리비아 권력이양 과정에서 ‘파트너’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임박하자 ‘긴급성명’을 발표, “리비아의 미래는 이제 리비아 국민들의 손에 달렸다”면서 “카다피가 권력을 완전히 포기함으로써 앞으로 생길지도 모를 유혈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반군을 향해서도 “권력이양 과정은 평화적이어야 한다”며 “반군을 대표하는 과도국가위원회(NTC)가 모든 리비아 국민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22일 리비아 반군에 카다피 정권 관련자들에게 보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EU 관계자는 “현재 트리폴리를 접수 중인 야권 측에 인도주의와 인권에 관한 법을 준수할 것을 요청한다”면서 “야권이 카다피 정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날 리비아 상황과 관련해 “트리폴리에서 치안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반군을 이끄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NTC위원장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보복 가능성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