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현안을 풀기위한 기독교적 해법을 떠올리는 자리에서 몇몇 대형교회의 이름을 연상하게 되지만 일부 교회의 발자취는 선뜻 그 역할을 공감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크고 작은 갈등과 과제 속에 베여있는 현대인의 사연과 그로인한 고달픈 삶이 이들 교회의 테두리 안에서 위안 받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최근 다양한 계층 간의 간극을 좁히며 한국 기독교 발전의 과제를 앞서서 풀고 있는 부산한 움직임이 감지되는 곳이 있다. 성장을 통해 이 시대 교회가 지향해야 할 바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지구촌교회 진재혁 담임목사를 만났다. 정재우 기자

낮게 더 낮게 행한다

‘성도들이 자기 있는 곳에서 하나님 주신 은사와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돕고 격려하고 훈련하게 하는 것이 저의 목양적 사명입니다.’ 가감이 없어 고개가 끄덕여지는 진재혁 목사의 목회철학이다. 이민 1.5세대, 첫 담임목사 목회지였던 미국 산호세 뉴비전교회에서의 남달랐을 6년을 뒤로하고 쉽지 않은 한국행을 결정했던 그가 지구촌교회로 부임한지도 어느덧 10개월째다. 셀 컨퍼런스, 설교클리닉, 중보기도 세미나 등과 같은 목회자 및 평신도 지도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기독교 발전을 견인하며 성장을 이룬 지구촌교회는 지난해 연말 이동원 원로목사의 조기 은퇴로 세간의 이목을 모았다. 당시 12인으로 구성된 청빙위원회는 6개월에 걸친 후임선정을 마무리하며 미국 이민교회의 한 목회자를 새로운 후임자로 결정했다. 정작 청빙 지원을 한 적이 없었던 당사자인 진 목사는 최종 2인 후보로 압축되기까지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매주 교회를 찾는 평균 출석 인원이 25,000여 명에 이르는 대형교회인 지구촌교회 진재혁 담임목사는 요즘 심방을 다니며 교인들과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여느 대형교회 담임목사와는 사뭇 다른 행보이다. “개인적으로 성도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접하며 느끼는 것들이 실제로 목양과 설교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배움을 얻고 있으며 하나 됨을 느낀다”고 진 목사는 말했다. 개인주의가 두드러지는 이민교회와 달리 교역자에 대한 신뢰가 크고 교회가 인도하는 방향을 순수하게 순종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만나 그의 목회 활동이 더욱 헌신적으로 변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베일에 가려져 있기 마련인 담임목사의 휴대전화 번호가 이곳에선 그리 대수롭지 않다. 이메일과 함께 직원과 대다수 교역자들과 수시로 문자를 주고받는 그의 모습에서 권위는 찾아볼 수 없다. 빈부의 차이를 떠나 기본적으로 사람을 존중해야 하는 사회적 문화가치를 체험한 오랜 미국생활 탓에 사람들을 대하는 그의 모습은 자연스럽고 매우 일상적이다. “사소한 작은 노력으로 누군가에게 감동을 전할 수 있다면 이는 흔쾌히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진 목사는 “있는 그대로 나타내고 솔직한 모습으로 소통하는 것이 최선”임을 강조했다. 부임 후 한국 교회를 겪으며 “우리 교역자들만 잘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졌다는 진 목사를 대하며 참된 지도자의 실천 의지와 결연한 행보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소득이었다.

비빌 언덕이 없는 현대인들이여, 여기 교회가 있다!

개척 17년여에 걸쳐 놀라운 양적 성장을 이뤄내며 여전히 할 일이 많았던 전임 이동원 목사의 홀연한 퇴장과 후임 담임목사의 청빙과정은 지구촌교회의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주며 대형화에 따른 한국교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한국교회의 리더십 이행은 여러 가지 어려운 점과 직면해 있다”고 언급하는 진 목사는 “신뢰가 바탕이 된 원로목사님과 성도들의 배려와 지원으로 부임이후 목회활동을 통해 전에 없던 부분들이 보완되면서 상충효과를 일으켜 더 큰 시너지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진 목사는 지구촌교회가 한국교회의 성장모델로 거론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한다. 자기중심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성장 모델을 자처하기 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맡겨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목회자와 교회로 인식되길 원해서다. 의미의 중심에 상대방을 배려하고 있는 이 얘기는 진재혁 목사가 평소 갖고 있는 한국교회의 역할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교회가 좀 더 사람들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진재혁 목사. 그는 ‘하나님 말씀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담담하고 소탈하게 들려주고 있다. 셀 교회로의 전환과 더불어 성경과 신앙이라는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통해 원로목사와 담임목사, 두 목회자가 보여주고 있는 평범하기까지 한 행보가 지구촌교회의 성장 비결이라는 결론에 이르면서 다소 허탈한 감이 없지 않았다. 한국교회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비전은 생각보다 멀리에 있지 않는 듯 했다. 섬기는 이들의 생각과 실천이 다를 뿐이다.

[ 진재혁 목사 ]

부산 태생으로 서울에서 자랐고, 17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버지니아 주립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 BA)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트리니티 신학대학원(M. div.)에서 목회학 석사를 마치고 풀러 신학교(Th.M. Ph.D.)에서 선교학 석사와 리더십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미주 지역에서 명망이 있는 나성 영락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하여, 2000년부터 2003년까지는 아프리카 케냐 선교사로 현지인교회를 개척하고 나이로비국제신학교에서 리더십과 문화인류학을 교수했다. 그 후 한국 지구촌교회 국제사역 담당 목사로 사역하였고, 2005년 3월, 미국 산호세 뉴비전교회에 부임해 교회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6년 동안의 사역을 통해 북미에서 가장 큰 한인 침례교회로 성장시켜 탁월한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는 선교 리더십 분야의 권위자다. 2009년 지구촌교회 청빙위원회의 청빙과정을 통해 2010년 12월 26일 지구촌교회 제 2대 담임목사로 취임하여 2011년 1월부터 지구촌교회의 담임목사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그는 부인과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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