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을 통해서 귀엽고 사랑스럽게, 때로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똑 부러지는 이미지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시집살이의 고충을 애교로 넘기고 철없는 남편을 만나 신혼의 단꿈에 젖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엔 A급 큐빅만 손에 쥔 채 남자친구의 변심에 눈물을 흘리는 애연으로 돌아왔다.
2일 개봉된 영화 ‘커플즈’(감독 정용기)로 첫 스크린 도전을 앞둔 배우 이윤지다.
# ‘청춘을 함께 할’ 운명
이윤지는 ‘커플즈’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끌어가는 ‘운명’이 지닌 힘을 믿었다. 꼭 이뤄지지 않더라도 운명은 존재하고, 또 그것의 의미는 부여하기 나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가올 ‘운명’을 기다리고 이미 다가온 ‘운명’에 감사했다.
“‘커플즈’를 찍는 동안 늘 설레고 떨렸어요. 우연, 운명, 인연을 말하는 영화 속에서 ‘애연’의 운명이 아니라 내 운명은 어디있는건지 생각해봤죠. 인연이라는 건 친구 사이에도 존재하는 것처럼 모든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돌아봤어요. 많은 사람을 만나는 편이 아니에요. 한 사람을 오래, 꾸준히 만나는 성격이다 보니 때로는 주위의 아무도 없을 때도 있어요. 결국에는 사람이니 ‘그러지 말아야지’하며 저를 다잡곤 하죠”
그는 스스로를 “지금 생각해도 좋은 나이”라고 일컫고 연인을 만남에 있어서도 ‘오픈 마인드’다.
“지금 누군가를 만난다면 ‘다시없을 청춘’을 함께하는 사람이니 정말 소중할 것 같아요. 물론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20대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 저에게 좋은 기운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 ‘배우’라는 운명
이윤지는 배우라는 운명을 감사히 받아들였고,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의 몫을 채워가고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그 전에도 희망직업에 대한 운상이 모두 예체능 계열이긴 했죠. 아나운서를 꿈꾸기도 했지만 결국 ‘아나운서 역할을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모든 결말이 ‘연기’로 돌아왔어요”
아무 것도 모르는 중학생이 꿈꿨던 연기자. 그는 현재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운명처럼 배우의 길에 접어든 것 같아요. 이윤지라는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리기까지 무던히 속이 부대끼는 시간들이 있었죠. 하지만 그 시기가 있었기에 앞으로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로서, 또 내성적인 성격 탓에 힘들 때 떠올리는 추억이 있어요. 고등학교 때 제 사인을 만들기 위해서 연습하며 애썼던 그날이요. 그 때를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바랐던 배우인데’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 아직도 그 사인을 쓰고 누군가에게 해주면서 늘 다시 한 번 생각해요”
그리고 그는 지난 2007년 종영된 일일드라마 ‘열아홉 순정’을 통해 성격의 변화와 배우로서의 성장을 이뤘다.
“‘열아홉 순정’의 윤정은 저와는 정말 인간상이 다른 인물이었어요. 극 초반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점점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철없는 악역에 애정을 가지니 수월했어요. 그리고 그 작품으로 신인상의 영광도 안았고, 원래 저의 성격보다 훨씬 애교도 많아졌죠. 무엇보다 다른 이들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이윤지가 걸어가고 있는 배우의 길은 번개 같은 계기가 아니라 운명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돌고 돌아 결국 배우가 됐을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운명을 받아들이고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 이윤지는 오늘 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임에 틀림없었다.
이슈팀 김하진기자 / hajin@issu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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