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불경기 대비…재계는 지금 초비상
내년 경영화두 재무건전성
이통3사 설비자금 대폭축소
수익없는 中이마트 매각도
재계 신사업 잇단 투자축소
고용축소 악순환 불가피
이명박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할 정도로 정부가 기업에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내년 상반기 경제위기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기업들은 비용 절감 목표는 늘리는 반면 투자는 줄이는 등 ‘내핍 경영’에 더욱 비중을 두고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물론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이 불황에 잘 견딜 수 있는 내성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자칫 투자 위축이 신규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수익성 없는 투자는 올스톱=내년 경영계획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최대 목표는 재무건전성 강화다. 특히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대한 투자는 유보하는 등 투자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기업들의 전체 투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초 4세대 LTE 투자로 투자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던 통신업계도 긴축 경영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LTE 투자를 제외한 유ㆍ무선 설비투자 계획을 최대한 줄이기로 한 것이다. 올해 기본료 인하 여파로 3분기 실적이 악화된 데다 최근 가입자당 매출(ARPU)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예상되는 요금 인하 압박도 비용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7조7430억원인 통신4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의 설비투자금액이 내년에는 7조5140억원, 2013년에는 7조4229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과열조짐을 보였던 태양광 부문도 투자 축소 결정이 속속 늘고 있다. 국내 태양광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당초 2012년까지 충북 음성 태양광 공장 생산 규모를 1GW(기가와트)로 확대하려고 했지만 시장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투자를 미뤘다. 시장 상황에 맞춰 신축적으로 투자 계획을 조절한다는 방침에서다. LG화학도 2013년까지 491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던 태양광 소재 폴리실리콘에 대한 투자를 연기하기로 했다.
포스코 역시 원가절감 목표를 1조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높여잡은 반면, 투자 규모는 7조3000억원에서 6조원으로 1조3000억원 낮췄다. 공사 기간을 늦추는 방법으로 투자시기를 조절하고, 기업 인수ㆍ합병(M&A) 비중을 낮춰 투자비를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철강시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내년 투자비도 올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이보다 줄인다는 게 내부 방침이다.
신세계는 수익이 나지 않는 중국 내 이마트 점포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마트 중국 사업 자체가 전체 매출의 10분의 1도 안 되지만, 수익성이 없는 점포는 과감히 매각해 경영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고용은 ‘글쎄…?’=암울한 시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직 고용을 줄이겠다는 대기업은 사실 없다. 삼성과 LG를 비롯해 포스코, 롯데, SK 등은 모두 내년 신규 채용을 올해 수준으로 맞추거나 올해보다 10% 내외로 소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신규 채용을 대폭 확대하려는 회사가 없는 데다 기업들이 신사업 부문의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투자 축소가 고용 축소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질 경우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던 기업들의 신규 채용 규모도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는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둔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 기업들의 고용 축소에 대한 불만이 총선 등 정치 일정과 겹쳐지면 사회 전반적으로 반기업 정서 및 기업규제가 확산될 수 있어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고용을 축소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회사 사정이 안 좋다고 광고를 하는 것과 같아 고용을 줄이겠다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기업들이 채용 확대에 신중한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채용계획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carrie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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