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쇄신이 시작 전부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홍준표 대표 중심의 쇄신파가 마련한 각각의 방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당 개혁 필요성에는 모두들 공감한다 말하지만, 각론에서는 제각각 이해득실 계산에 치열한 모습이다. ‘만인에 의한 만인의 비판’ 양상이다.
▶시작부터 화살맞은 洪 개혁안=7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는 시작부터 홍 대표가 마련한 당 개혁안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난무했다. 정책 노선 변화라는 본질을 외면한 개혁, 형식에만 치우친 쇄신안이라는 비난이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정도 쇄신안을 가지고 국민들이 한나라당이 변한다고 인정할 수 있을지 놀라울 뿐”이라며 “정책과 당청관계, 외부인재 영입 등 형식이 아닌 본질에 대한 쇄신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더 노골적으로 “당 대표부터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부당한 관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실천 없이는 또 다시 되풀이 되는 한당표 되풀이식 쇄신 이벤트에 불과할 것”이라며 홍 대표를 압박했다.
당 쇄신을 강조하고 있는 소장파 의원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정태근 의원은 “의원 전체가 모여 끝장 토론이라도 해서 5가지, 10가지 당 개혁 과제를 정해야지, 대표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은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는 서민 정치를 위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비판은 내년 총선에서 홍 대표의 영향력 극대화를 견제하기 위한 노림수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천 개혁을 빌미로 한 홍 대표 세력의 등장을 견제하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장 대표 사퇴를 주장하기는 힘들지만, 홍 대표가 중심이 된 쇄신은 홍 대표의 지배력만 키워줄 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라며 향후 있을 의원총회나 전국위원회 등에서 거센 반발을 예상했다.
분위기를 의식한 듯 홍 대표는 “쇄신 연찬회와 끝장토론을 통해서 모든 의견을 수렴한 후, 최고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도록 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장파, 靑ㆍ黨지도부 압박 가속화=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청와대에 보낸 22인의 소장파는 당내의 거센 역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행동에 나설 것을 분명히 했다. 공개 서한을 주도했던 정태근 의원은 “마지막 기회라고 표현했던 것은 한 번 서신을 전달하고 끝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쇄신을 위한 모든 일은 다 하겠다는 의미”라며 당과 청와대를 계속 압박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이들 소장파에 대해 청와대와 당 지도부를 향해 사과와 반성, 그리고 친서민 정책 전환을 촉구한 것 까지는 좋지만, ‘남 탓’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친이계인 장제원 의원은 “진정성을 인정하더라도 이게 최선이냐”면서 “자기희생이 없는 혁신 연판장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의원들도 가세했다. 이정현 의원은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대한 개혁과 쇄신 요구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면서도 “쇄신을 요구하는 사람들이나 쇄신 대상으로 지목되는 사람 모두 현 사태를 함께 만들어왔다는 사실을 부인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태근 의원은 그러나 ”여당 의원이 청와대, 정부 향해 정면으로 직언하거나 문제제기하는데 익숙하지 않아 힘든 측면이 있지만 상당수 의원들이 동참하고 있다“면서 ”분명한 것은 대통령이 침묵하도록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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