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돌린 그리스
불확실성 다소 해소 불구
유로존, 닥친위기 모면 급급
‘무질서한 디폴트’아직 유효
심상찮은 이탈리아
채권수익률 사상최고치
총리사퇴 시위확산 정국요동
EFSF, 伊살릴 실탄도 바닥
해법 못 내는 G20
주요국 입장차만 노출
7일 브뤼셀 유로존 재무회의
위기 전이막을‘ 방화벽’논의
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 정국이 한 고비를 가까스로 넘겼다. 국민투표 제안으로 전 세계 시장을 뒤흔들었던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결국 사퇴키로 했고, 정치권은 거국 내각 구성에 합의했다.
하지만 낙관은 이르다. 그리스 사태는 겨우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이번에는 이탈리아 정국이 심상치 않다. 4일(이하 현지시간)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영국 등에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에 대한 대비책이 논의되고 있다. 유로존이 눈앞에 닥친 위기 모면에 급급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찾지 못해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그리스 총리 사퇴…여야 거국 내각 합의=그리스 정치권이 구제금융안 승인을 위한 거국 내각을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퇴진 압력을 받아온 파판드레우 총리는 물러날 뜻을 밝혔다.
그리스 대통령은 6일 오후 파판드레우 총리, 제1야당인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 등과 회동한 뒤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2차 구제금융안을 비준한 직후 선거를 실시해 새 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판드레우 총리가 사임을 표명했다”면서 “내일 여야 수뇌부가 새 총리와 새 각료 인선에 대한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판드레우 총리가 사퇴의사를 밝히고, 사마라스 당수는 12월 조기 총선 요구를 양보하면서 2차 구제금융안 비준을 목표로 하는 임시 거국 내각 출범을 위한 협상을 타결지은 것. 총선은 내년 2월 19일로 정해졌다.
여야 정치권이 구제금융안을 비준한다는 원칙을 확인함에 따라 구제안 비준과 긴축재정 이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지난달 그리스에 1000억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채권단이 손실률을 50%로 높이도록 했다.
▶이탈리아도 시한폭탄=그리스가 발등의 불을 가까스로 끄자, 이탈리아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부채만 1조9000억유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실정으로 총리 사퇴 요구 시위가 확산되면서 정국마저 불안하다. 베를루스코니 내각은 부채 감축을 위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이 와중에 최근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유로존 형성 이후 최대인 6.4%로 치솟았다. 이에 이탈리아가 그리스를 능가하는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로존 3위의 경제대국인 이탈리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경우 유로존의 존속 여부도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유로존 붕괴에 대한 위기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잔여기금 4400억유로가 있지만 이 중 절반은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이에 EFSF 확충에 유로존이 전격 합의하지 않는 한 이탈리아를 살릴 ‘실탄’은 부족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8월 이후 이탈리아 채권을 매입하고 있지만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7~8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촉각=G20 회의에서 주요국 간 입장 차이로 유로존 위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유로그룹)에 이목이 집중된다.
당초 이번 회의는 지난달 26일 EU 정상회의에서 타결되지 않은 유로존 재정위기 대책을 마무리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이후 유로존을 둘러싼 상황이 급변해 새로운 자구책을 내놓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번 회의에서 유로그룹은 지난 2주일 사이 달라진 정치상황과 악화된 금융불안에도 불구하고 2차 구제안 등 그리스 지원 방안은 유지키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또 재정위기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방화벽’을 세우는 일도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이대로 방치할 경우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도 무너져 유로존이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리스에 2차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일 것과 이탈리아에 부채 감축을 이행할 것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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