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과의 관계·공천방식 등
범야권 통합 산 넘어 산
FTA반대로 지지층 이탈
‘孫익계산서’ 성패 기로에
여야를 막론하고 계파 간의 이합집산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민주당이 특히 두드러진다. 손학규 대표의 통합 로드맵에 반기를 드는 의원들 중에는 과거부터 손 대표와 호흡을 같이했던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손 대표가 통합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민주당 내에 뿌리내리지 못한 자신을 흔들려는 세력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야권통합을 추진해 판을 흔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손 대표는 12월 17일 통합전당대회를 치르겠다고 선언해버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통합논의를 질질 끌다가는 시민사회 세력의 목소리가 더욱 커져 통합에서의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12월 17일까지 모든 통합 논의가 완료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선 통합 야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이 문제일 것이다. 설령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으로 대표를 선출한다 하더라도 원내대표와 사무총장을 인선하는 과정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이들 자리는 다음 공천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에 누구를 앉히느냐에 따라 각 정파 간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일부 계파들이 ‘선(先)전당대회 후(後)통합’을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만이 아니다. 진보신당 탈당파와 민주노동당 그리고 국민참여당의 소통합이 성공할 경우 이들과의 관계정립도 문제다. 이 부분은 야권통합의 범위와 명분에 직결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것 말고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다름 아닌 시민사회 세력이 통합 과정과 이후에 어느 정도의 목소리를 내느냐는 문제다. 이미 박원순 시장의 당선으로 정치권의 구도가 기존 정치 세력 대 시민사회 세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이 기세를 몰아 통합 과정에서도 상당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손 대표의 대선후보 입지가 상당히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바로 이런 점을 우려해 손 대표는 한ㆍ미 FTA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ㆍ미 FTA에 강하게 반대함으로서 야권 내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시민사회 세력의 지나친 대두를 견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손 대표의 중도적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 즉 반(反)한나라당 성향 중도 유권자의 지지가 더 줄어들게 생겼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안철수 교수의 출현으로 힘들게 생겼는데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철수 교수와의 관계 설정도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통합을 향한 기차는 이미 출발했다. 손 대표는 일단 범야권 내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것을 우선이라고 생각하며 지지층의 이탈을 감내하는 것 같은데, 이런 실험이 성공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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