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14주년…한나라당의 고민과 도전
“변화·쇄신” 절박감 속
천막당사보다 더한 위기감
“새롭게 변화하고 쇄신하겠습니다”
21일 오후 창당 14주년을 기념하는 생일상을 받은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드리는 글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공화당 다음 가는 두 번째 장수정당이지만, 이날 발표문에는 한나라당의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정당정치의 위기를 경험했다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앞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의회 민주주의의 붕괴를 우려해야만 하는 처지가 됐다.
최근 한나라당의 변화와 쇄신 노력은 처절함 그 자체다. 14살 질풍노도의 시기에 ‘안풍(安風ㆍ안철수 원장의 바람)을 맞은 한나라당은 최근 저녁마다 젊은 인터넷 사용자들을 불러모아 술을 사며 쓴소리 듣기를 자처하고 있다. 보수층에게는 ‘정체성 훼손, 변절’이란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변신에 나섰다.
이날 오후 화려한 생일 자축모임 대신 대학가로 간 김정권 사무총장은 “아직까지 온라인에서 소통이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고 자책했다. 선거에서 지면 계파싸움을 통해 지도부를 갈아버리고, 당 인기에 도움 안되는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면서까지 ‘집토끼’(확고한 보수 지지층)에게만 매달리던 과거와는 달라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산토끼’(중도 지지층) 잡기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한ㆍ미 FTA를 대하는 자세에서도 이 같은 한나라당의 강박증을 엿볼 수 있다. 야당이 몸으로 막으면 머리숫자로 단숨에 밀어붙이던 예전과는 달라진 모양새다. 젊은 소장파 의원들이 ‘협상파’라는 이름으로 뭉쳐, 지도부를 능가하는 정치력을 과시하고 있다. 집권여당의 책임을 앞세워 일방통행식 강행 처리가 가져올 후폭풍 우려 때문이다. 당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맞닥뜨렸던 ‘천막당사’ 시절보다 더한 위기라고 평가한다. 14년의 역사성을 강조하며 “정당정치와 의회주의의 공멸을 막아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사랑과 기대를 되돌려 달라고 호소해야 하는 순간”이라는 황우여 원내대표의 발언은 ‘공룡 여당’의 고민을 보여준다.
당내에서는 이 같은 노력이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위기 때마다 쇄신ㆍ변화를 외쳐왔지만 달라진게 없다는 지적이다. 내년 4월 총선을 불과 몇개월 앞두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한나라당=답답한 보수’라는 색안경을 좀처럼 벗지 않으려 한다.
홍준표 대표는 “오늘 창당기념일에 마냥 표정이 밝을 수가 없는 것은 한나라당과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불신받는 기성 정치의 고민이 들어있다.
choijh@heraldm.com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