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증폭되면서 시장이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벨기에 국채 수익율이 폭등하고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국채수익률이 한때 영국 국채수익률을 웃도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위기가 유로존 핵심국가로 파고드는 양상이다.

유럽 역내 은행에서는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조짐마저 보여 위기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유로존 공동채권 발행 방안을 발표하며 사태수습에 나서는 한편 유로존의 3대 경제강국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들이 24일(현지시간) 모여 경제위기 해결책을 모색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23일 벨기에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19%로 뛰며 기준채인 독일 국채와의 차이(스프레드)가 유로화 도입 이래 최고치인 330bps(3.3%)로 벌어졌다. 지난달만해도 벨기에 10년물 국채금리는 4%선으로,올초에 비해서는 금리가 2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블룸버그는 독일 국채(분트) 10년물 수익률이 이날 17bp(1bp=0.01%포인트) 상승한 연 2.14%를 기록,4bp 하락해 2.13%를 보인 영국 국채(길트) 수익률을 한때 초과했다고 전했다. 길트는 이날 분트와의 수익률 차(스프레드)를 25bp까지로 좁혀 지난 8월 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은 또 이날 60억 유로 어치의 10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으나 39억 유로 가량(약 65%)만 소화되는데 그쳤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독일의 신뢰가 흔들리는 “참사”라고 표현했다.

유럽 역내 은행에서는 예금 대량인출 조짐마저 보여 최근 몇 개월 동안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은행에서 수십억 유로의 예금이 빠져나가 지난 3분기에만 예금이 10%가량 줄었다. 스페인에서는 6대 대형 은행 중 5곳의 예금이 감소했고 이탈리아에서는 대형 은행 중 5곳의 예금이 줄었다. 시장에서는 유로존 상황이 악화하면 뱅크런이 발생하거나 예금 인출 사태가 역내 다른 국가들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재정위기를 막기 위해 유로본드 발행안을 공식 발표했으나, 돈줄을 쥔 독일이 반대하는 등 이견이 여전해 시장반응은 싸늘했다.  

이 와중에 전 세계 450여 개 대형 은행과 금융기관을 대표하는국제금융협회(IIF)는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미 유로존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진입했다”면서 “재정적자가 더 확대되고 은행 자산의 질도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들이 24일 모이더라도 속사정이 각각 달라 구체 방안이 합의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