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에 맞춰 중국이 일본에 동중국해의 경계선 획정을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잠잠했던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토문제가 다시 한 번 중ㆍ일 간 논쟁의 초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의 다음 달 중순 중국 방문에 맞춰 ‘유엔 해양법조약’에 근거해 동중국해의 중ㆍ일 경계 획정에 관한 협의를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이 신문은 다음 달 열리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동중국해상의 양국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정례협의기구 설립을 정식으로 협의하면서 이 해역의 중ㆍ일 경계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지난 23일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상이 중ㆍ일 정상회담의 사전준비차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양제츠 외교부장 등을 만나 정례협의기구 설립을 논의한 바 있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 1997년 어업협정과 2008년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에 합의할 당시 경계획정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또 양국의 해양법조약에 관한 협의는 지난 2003년 8월 중국이 동중국해의 춘샤오(春曉ㆍ일본명 시라카바) 가스전 개발에 착수한 데 대해 일본이 반발하면서 2003년 12월 이후 중단된 상태다. 이번 중국의 제안에 대해 일본의 교도(共同)통신은 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의 영토문제를 부각시켜 국제분쟁화하겠다는 중국의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양국이 동중국해 경계 획정을 논의하지만 합의에 이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중국해의 경계 획정과 관련, 양국은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일본은 양국의 연안에서 등거리에 있는 중간선을 채택하자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중간선보다 일본 쪽에 위치한 오키나와 해역까지 자국의 대륙붕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양국의 기본입장도 확고하다. 중국은 댜오위다오와 그 부속도서는 중국의 고유영토로 변함 없는 주권이 있다는 것이고, 일본 역시 센카쿠가 일본의 고유영토로 ‘영토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중국과 일본은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최악의 분쟁을 빚었다. 일본이 실효지배 중인 댜오위다오 부근에서 일본 순시선이 중국 어선과 선장을 나포하고서 사법처리까지 하려 하자 중국 전역이 분노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랭했다. 이 분쟁은 중국의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중단이라는 초유의 조치에 이어 일본과의 정치ㆍ외교ㆍ안보 분야 교류를 사실상 중단하는 초강수 대응을 하면서 양국 간에 극단적인 대치로 이어졌던 큰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후 양국은 화해 제스처를 취해왔다. 특히 내년은 중ㆍ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이어서 양국 관계의 복원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댜오위다오 주변 등에서 언제든지 양국의 충돌이 재연될 개연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나가사키 방면 일본 측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 2척이 일본 해상보안청에 체포되기도 했다. 베이징 외교가는 “상황이 변하면 대응도 변할 수 있다”면서 “양국 간 갈등의 상처가 봉합된 것은 아니며 언제든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py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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