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는 이달 초 올겨울 전력수급대책을 발표했다. 가히 충격적이었다. 내년 1월 둘째·셋째 주 예비전력이 53만㎾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예비전력 53만㎾는 그 자체로 사실상의 블랙아웃(Black out·동시 대정전)을 의미한다. 최근 10여년간의 겨울철 전력수급 상황을 돌아보면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0년 이후 1월 최대 전력수요는 연평균 7.6%씩 증가해왔고, 내년 1월 최대 전력수요는 8028만㎾로 공급능력 7906만㎾를 122만㎾나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 1기의 발전량만큼 전기가 모자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판인 것이다. 지난 9월 한국을 아노미 상태로 몰아넣었던 대규모 정전사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우리가 세울 수 있는 대비책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신재생에너지, 수력, 조력발전, 풍력 등을 대안으로 꼽는다. 하지만 이들 에너지원 역시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수력발전은 대규모 환경파괴가 불가피하며, 조력발전은 국내에서 적절한 입지를 찾기가 힘들다. 신재생에너지는 원자력발전에 비해 단가가 높다. 태양광에너지 역시 발전단가가 ㎾당 120원(2011년 4월 기준)인 데 비해 원자력 발전단가는 40원으로 3배가량 싸다.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비슷한 수준이다. 원자력발전이야말로 많은 장점을 가진 에너지원이라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다. 무엇보다 원자력발전은 친환경에너지다. 최근 발효된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원자력발전소는 연료 생산에서부터 발전소 폐기처분까지의 전 과정을 고려할 때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2~6g/kWh로, 청정에너지라고 일컫는 태양력, 풍력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원빈국이면서 지속적인 경제개발이 요구되는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원자력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수밖에 없다. 원자력은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원이기도 하다. 국내 발전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원자력발전은 기저부하(시간·계절별 수요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생산·공급하는 전력)로서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의 경우 평균 부하율이 높기 때문에 원전이나 화력발전과 같은 기저발전설비를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크고, 그중 원전이 가장 경제적이다. 추가 투자를 통해 원전의 안전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한다고 해도 원전 발전원가는 50원/㎾ 수준을 넘지 않는다. 유연탄(160원/㎾), 액화천연가스(150원/㎾), 유류(180원/㎾) 등 다른 발전원보다 발전비용이 월등히 낮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이야말로 국내 현실과 가장 부합하는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사고의 여파로 원자력발전에 대한 비판적 시각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번 일본 원전사고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원자력발전의 품질과 안전을 강화, 국민의 신뢰를 먼저 얻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원전은 한국이 포기하기 힘든 가장 매력적인 미래 에너지원인 것 역시 명백한 현실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제 완벽한 기술과 신뢰로 남보다 앞선 미래 에너지를 확보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k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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