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의 잦은 교체로 불안에 떨었던 금호생명의 악령이 되살아난 걸까. 산은지주에 인수돼 새출발을 다짐했던 KDB생명이 임기를 1년 4개월이나 앞둔 초대 대표이사의 조기 사퇴로 또 다시 흔들리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익종 KDB생명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건강에 문제가 있어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뒤 이튿날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에서 부행장까지 지낸 최 사장은 대우자동차와 LG카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을 맡는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하면서 구조조정 전문가란 평가를 받아왔으며 지난 해 3월 KDB생명 초대 사장에 취임했다. 초대사장 자리를 노리던 다크호스들을 제치고 당당히 KDB생명에 입성한 그는 또 적자에 허덕이던 금호생명을 1년만에 흑자로 전환시켜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 해까지 1676억원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를 올 상반기(4~9월)에 525억원의 흑자로 돌려놓은 것.
때문에 최 대표의 급작스런 사임에 KDB생명 직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사 내부에서는 최 사장의 사임이 조직 내부 ‘파워게임’에서 밀린 결과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민유성 전 산은지주회장이 지명해 대표에 오른 최 사장이 강만수 현 산은지주 회장의 신임을 받지 못했고, 강 회장 추천으로 지난 6월 영입된 김 모 고문과 회사 경영전반에 걸쳐 여러번 충돌했었다는 설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KDB생명 조직 내부에서는 또 다른 시련(?)이 시작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금호생명 시절 대표이사의 잦은 교체로 불안에 떨어야 했는데,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는 “이제 막 안정을 찾으려는 단계에서 이같은 사태가 발생해 유감”이라며 “하루빨리 조직이 안정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양규 기자 /@kyk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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