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돌출 요동치는 러시아
내년 3월 4일 치러지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는 이른바 ‘빅브라더’ 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당일 러시아 전역 9만개의 투표소에 설치된 웹카메라가 24시간 투표함을 철통 감시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총선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지자 내년 대선에서는 이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내놓은 특단의 조치다. 러시아 당국은 웹카메라 설치 비용으로 4700만달러(약 540억원)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러시아 대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푸틴 총리가 3선에 성공하느냐 여부다. 푸틴은 지난 2000년부터 8년간 대통령을 지낸 뒤 헌법상의 3선 연임 불가 규정에 묶여 총리를 지내다 이번에 다시 대권에 도전한다. 통합러시아당을 이끌고 있는 푸틴은 현재까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 총선 이후 여론이 악화되면서 내년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2차 투표에서 2위 득표자와 다시 겨뤄야 한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브치옴’이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에서 푸틴을 찍겠다’는 응답은 42%로 나타났다. 푸틴이 대통령에서 물러난 2008년 지지율이 70%, 그 이후에도 줄곧 60%대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이밖에 최대 야당인 공산당 당수 겐나디 쥬가노프는 11%,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 당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는 9%를 각각 얻었다. 푸틴의 대항마는 정당 정치 밖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러시아 3대 재벌이자 미국 NBC 농구팀 뉴저지 네츠의 구단주인 미하일 프로호로프가 주인공이다. 푸틴의 장기집권 야욕에 염증을 느낀 민심을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러시아 젊은층 사이에서 반(反)푸틴 정서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경제잡지 포브스는 최근 “이번 선거가 푸틴의 비호 아래 검은 돈거래로 성장한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부패할 대로 부패한 통합러시아당에 대한 심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 / cheo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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