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활기띄는 조중우의교

물적·인적교류 정상화

주요 탈북루트 예상지 단둥

숨막힐 정도 보안·통제 강화 [단둥=박영서 특파원] 김정일 위원장이 영결식과 함께 세상과 영원히 이별을 고한 날, 칼바람이 부는 단둥의 압록강변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태양이 떠올랐다. 태양이 차오르자 강변의 뿌연 안개가 걷히며 건너편 북녘의 땅 신의주가 모습을 드러낸다.

압록강에서 바라본 신의주는 평온한 표정이었다. 멀리 보이는 신의주 농가에는 조용히 조기만 내걸려 있었고 굴뚝에선 밥을 짓는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북·중 합작 경제개발이 진행 중인 압록강변 황금평의 철조망 너머 북한 땅에선 겨울철 농사일을 정리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이 보였다. 곁보기에 큰 긴장감은 보이지 않는다. 애도기간 조명을 켜지 않아 암흑으로 변했던 중조우의교도 날이 밝으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의 트럭이 북한으로 들어가고 다시 중국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김 위원장의 사망 발표 직후 중단됐던 북ㆍ중 간 물적ㆍ인적 교류가 거의 정상화해가는 분위기였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단둥은 세관업무가 줄고 북한 식당이 영업을 중단했지만 특별히 일상이 달라진 것은 없는 듯하다. 평소 때와 거의 다름없는 분위기다. 단둥에서 만난 한 중국인은 “북한에서 큰 변란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김정은이 개혁·개방에 나서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곳저곳에서 감지되는 ‘정중동(靜中動)’의 긴장감은 폭풍전야의 고요함을 연상케 한다. 북ㆍ중 국경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선양군구는 대거 쏟아질 수 있는 탈북 난민에 대비해 경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0만명에 달하는 중국 내 탈북자에 대한 단속도 강화될 것이란 현지 대북 소식통의 견해도 있다.

특히 단둥지역은 북한 내부에 동요가 발생할 경우 북한 주민의 주요한 탈북 루트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보안과 통제가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포스트 김정일’ 체제가 제대로 연착륙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반도의 불안정을 야기할 변수가 여전히 뇌관처럼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단둥 현지의 대북사업가는 “내년 봄이 되어야 김정은 체제 안정이나 남북관계 등이 윤곽을 드러낼 것 같다”면서 “북한 내부의 권력암투나 쿠데타 같은 정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는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개방을 하면 단둥의 경기도 살아날텐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

임진년 새해가 밝아오지만 김 위원장의 사망이라는 변수가 돌출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좌표를 가늠키 어려운 소용돌이에 빨려들고 있다. 자칫하면 ‘살얼음판’의 연속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압록강물은 오늘도 동에서 서로 말없이 흘러가기만 한다.

<박영서 기자> / 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