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 스님 2일 입적
역대고승비문총서 편찬 등 업적
한국 불교계의 대표적인 ‘공부하는 스님’인 지관(智冠) 스님이 입적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지관 스님은 2일 오후 7시55분 서울 정릉의 경국사에서 열반에 들었다. 세수 80세, 법랍 66세.
폐 천식을 앓아왔던 스님은 지난해 9월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이날 지병이 악화돼 입적했다. 스님은 지난해 9월 원고지에 친필로 ‘사세(辭世)를 앞두고’라는 임종게(臨終偈)에서 “무상한 육신으로 연꽃을 사바에 피우고/허깨비 빈 몸으로 법신을 적멸에 드러내네/팔십년 전에는 그가 바로 나이더니/팔십년 후에는 내가 바로 그이로다”고 밝혔다.
1947년 합천 해인사에서 당대 최고 율사(律師)였던 자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지관 스님은 1953년 통도사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1963년 경남대 졸업 후1976년 동국대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해인사 주지, 동국대 총장, 조계종 총무원장(2005~2009)을 역임했다.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과 도보로 이동하길 즐겼던 스님은 국내 최대 불교종단인 조계종의 수장인 총무원장에서 물러나면서도 “내릴 정거장이 돼서 내리는 것일 뿐”이라며 한치의 미련도 남기지 않았다. 퇴임 후에는 자신의 호를 딴 가산(伽山)불교문화연구원에서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 편찬 작업에 매달렸다. 스님은 일찌기 “1700년 역사의 한국 불교가 제대로 된 사전이 없어서야 되겠느냐”며 1991년 사재를 털어 연구원 10명과 함께 연구소를 만들고 사전 편찬을 시작했다. 사전은 현재 13권까지 출간됐다.
금석문(金石文) 분야의 권위자였던 스님은 또 ‘역대고승비문총서’(전 6권)를 편찬했으며, 한국불교학연구자 100인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한국불교문화사상사’ 등도 펴냈다. 이런 공로로 정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2001년)을 받았으며, 만해대상 학술부문상(2005년) 등을 수상했다.
지난 2010년에는 60년 만에 고향인 포항을 방문해 “65년 전 집을 나와 입산한 후 한번도 돌아보지 못했던 고향 땅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스님의 법구는 3일 오전 경남 합천 해인사 보경당으로 이운됐다. 장례는 조계종 종단장으로 치러지고, 6일 오전 11시 해인사에서 영결식과 다비식이 열린다.
<이영란 선임기자> / yr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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