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고위 관계자들의 잇단 망언으로 국민들이 공분하고 있다. 가뜩이나 빈부에 따른 수저계급론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로스쿨 입학 공정성 문제 등 교육계 안팎에서 걱정과 우려가 많은 시기에 망언이 잇따르면서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마저도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교육정책의 방향을 잡는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국장급)은 최근 한 언론사 기자들과 만나 “민중은 개ㆍ돼지로 취급해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 “상하 간의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보면 합리적인 사회 아니냐”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온 국민의 추모열기가 이어졌던 구의역 19세 청년의 죽음과 관련해서도 ‘내 자식 일 같지 않냐’는 질문에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라고 했다고 한다.
듣는 귀가 의심스러운 황당한 발언이다. 일반 사기업의 임원이 이같은 발언을 해도 문제가 될 것인데 교육정책을 기획하는 교육부 핵심 간부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망언을 해 참담하기 그지 없다.
나 기획관은 취중 영화 대사를 인용한 것이고 사회 양극화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행정고시 출신의 나 기획관은 장관 비서관과 청와대 행정관 등을 거친 교육부의 엘리트 간부다. 그의 발언은 공직자의 기본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의심케 할 만하다. 특히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발언은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헌법(제11조)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이다.
안이한 교육부의 대처도 국민의 분노를 더 키우고 있다. ‘과음을 한 상태에서 실언을 했다’고 나 기획관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나 기획관의 대기발령도 ‘대중의 분노’ 폭풍을 일단 피하고 보자는 조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교육계 망언은 나 기획관만이 아니다. 한국장학재단의 총책임을 맡은 안양옥 이사장은 지난 4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장학금 비중을 줄이고 무이자 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학생들이) 빚이 있어야 파이팅 한다”고 말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안 이사장은 수조원의 국가장학금을 운영ㆍ관리하는 차관급 인사다.
안 이사장은 발언이 문제가 되자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학생들, 고소득층 학생일수록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해 분발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교육계 인사들의 잇단 망언에 대한 공분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ㆍ시민단체와 정치권이 나 기획관의 파면과 안 이사장의 책임있는 모습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징계절차를 밟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잇단 망언으로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수저 계급론’ 등 빈부격차에 따른 교육 기회 불균등과 로스쿨 입학 공정성 등 교육 양극화에 대한 국민 정서가 예민하다.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박근혜정부는 공직자 기강을 더욱 강도 높게 다잡아야 한다. 흐트러진 공직자 기강은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세환 사회섹션 사회팀장/
test1011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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