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지난 26일 ‘CNK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내놓은 감사 결과가 변죽만 울리고 그친 꼴이 됐다.

이번 사안을 김은석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 일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가면서 핵심 연루 인사로 지목돼 온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차관과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 등의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발표 내용에 담지 않았다. 외교통상부와 국회의 의뢰로 지난 해 10월 20일 조사에 착수해서 99일만에 나온 결과로는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는 지적이다.

▶김은석 대사 1인극?=감사원은 김 대사가 허위 사실을 알면서도 CNK광산 개발 사업에 관한 외교부의 보도자료 작성을 주도했다고 발표했으면서도 김 대사가 어째서 거짓된 내용을 알면서도 위험한 처신을 감행했는지는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김 대사가 시세차익을 챙기려 했다면 동생들을 동원해 확보한 CNK 주식을 진작 처분했어야 하지만 아직 이들은 상당량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또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 등 ‘윗선 의혹’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이 ‘민간인 신분’이라 감사원이 직접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란 이유에서였다. 감사원은 이들의 연루 정황에 대한 자료를 검찰에 제공하는 선에서 매듭지었지만 일각에선 이들에게 되려 면죄부를 준 셈이란 혹평도 뒤따르고 있다.

▶공 넘겨 받은 검찰=공은 이제 검찰로 넘어 왔다. 검찰은 같은 날 서올 옥인동 CNK인터내셔널 본사 사옥과 관련자 자택 등 8곳을 일제히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고삐를 당겼다.

검찰이 우선 확인해야 할 부분은 CNK의 주장대로 실제 카메룬에 4억2000만 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묻혀 있는지 여부다. 이제까지는 CNK와 금융당국이 ‘4억2000만 캐럿’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매장량이 거짓임을 알고도 김 대사 등이 보도자료 배포를 지시했다면 증권거래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 그러나 CNK의 주장이 맞거나 김 대사 등이 이를 사실로 믿었다면 미공개 정보 이용금지 위반으로 바뀐다.

CNK는 유엔개발계획(UNDP)와 충남대 탐사팀의 조사를 근거로 전세계 연간 생산량의 2.5배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다이아몬드 광산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를 거짓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미 2009년 두 차례 발파 탐사를 한 결과 2500만 캐럿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CNK가 추정매장량 산정에 불리한 표본을 반영하지 않는 식으로 잘못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증선위는 는 부풀린 매장량을 토대로 800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오덕균 CNK대표와 조 전 실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문제는 오 대표 등이 시세차익을 거두는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를 검찰이 밝혀낼 수 있느냐이다. 미공개 내부정보 자체가 워낙 은밀히 퍼지는데다, 일반인들도 소문으로 접할 수준의 정보였다면 처벌이 쉽지 않다. 즉 일반인이 알지 못하는 구체적 정보를 관련자를 통해 직접 입수해 본인이 주식 투자로 시세차익을 올렸어야 혐의가 입증될 수 있다. 친인척이나 지인에게 정보를 알려줘 투자하게 했다면 검찰은 직접적인 관련성 증명까지 해내야 한다.

▶윗선 어디까지?=검찰 수사가 어느 선까지 올라가는지도 주목된다. 조 전 실장은 오 회장으로부터 다이아몬드 매장량 자료를 받아 외교부에 전달했다. 이를 근거로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만들어 뿌렸다. 조 전 실장은 실장 재직 당시 자원외교를 총괄한 인물이다. 검찰은 조 전 실장이 보도자료 배포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캐낼 방침이다.

또 자원외교의 또 다른 대표인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연루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그는 2010년 민간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카메룬을 방문, 광산 개발권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조 전 실장과 박 전 차장이 보도자료 작성 및 배포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는 사실을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제공하기로 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설 경우 ‘게이트’급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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