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특별정상회의, 美와 FTA 체결 긍정 검토
두 경제권 GDP 전세계 50% 차지 FTA체결땐 양국 교역량 급속 증가
중국 등 신흥부국 견제위해 협상 논의 원론적 수준…험로 불가피 빈익빈 부익부 심화 부작용 우려도 유럽 재정위기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에서는 EU와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긍정적으로 검토됐다. 이번 회의에서 EU 정상들은 미국과의 FTA 필요성에 대해 큰 틀에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해 11월 미국과 EU 정상이 FTA를 위한 예비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한 데 이어, 얼마 전 폐막한 다보스 포럼에서 독일과 영국이 공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이번 EU 정상회의에서도 다뤄짐에 따라 미·EU 간 FTA 체결 움직임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EU-미 FTA 논의는 유럽의 경우 경제회복을,미국은 중국이나 인도 등 발빠른 신흥부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EU-美 FTA 체결 현실로?=미국과 EU 간 FTA가 현실화될 경우, 종전의 FTA를 모두 뛰어넘는 세계 최대 경제공동체가 탄생하게 된다.
미국과 EU는 세계경제의 양대 축으로 두 경제권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미국과 EU의 교역량은 전 세계의 3분의 1를 넘는다. 미국과 EU의 교역량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10%가량 증가했다. 2011년 교역량은 6000억유로(약 882조5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연구를 통해 미국과 EU 간 FTA가 체결된다면 양쪽 간 교역량이 5년 내 1200억달러 이상 증가하고 1800억달러의 경제성장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미국과 EU는 양국 간 FTA가 도하라운드(DDA)의 다자간 무역체제를 훼손하고 자유무역협상의 동력을 소진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재정위기에 허덕이는 유럽,장기화되는 경기침체와 발빠른 중국 등의 행보 앞에서 미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EU 수뇌부와의 정상회담 직후 성명을 발표, “미·EU FTA를 위한 예비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자리 창출 등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공동무역정책을 마련키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다보스 포럼에서 미·EU 간 FTA가 세계 무역에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U가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 다른 국가와 체결한 FTA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기조연설에서 EU와 미국 간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동조한 발언이다.
▶타결까진 험로… 부작용도 우려=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EU 간 FTA에 대한 논의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EU 내에서 미국과의 FTA 논의가 활발해진 것은 농업보조금과 관세 감축에 따른 각국의 이견으로 수년간 교착상태에 놓인 도하라운드가 생명을 다했다는 시장의 시각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풀이했다.
따라서 체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미국과 EU 간 FTA는 경제대국의 이익과 지역주의를 강화하는 부작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들 FTA 논의 이면에서는 다자간 무역체제를 내세운 도하라운드가 퇴보하고 선진국 간 무역만 확대되면서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 소외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FTA가 확산될수록 개도국은 소외된 채 선진국 위주의 경제공동체로 세계시장이 고착되면서, 세계 경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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