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정부, 2016년 완전 독립 로드맵 발표…높은 경제비중 불구 복지 등 소외 불만…재정자립도 확대노린 정치계산 해석도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주인공 윌리엄 월레스는 죽어가던 순간에도 ‘자유(Freedom)’를 외쳤다. 자신의 목숨과 스코틀랜드 독립을 맞바꾸려 했던 월레스의 오랜 꿈은 이뤄질까.
스코틀랜드가 2014년 가을 영국으로부터 독립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2016년 완전 독립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해, 독립운동은 궤도에 올랐다.
이와 동시에 유럽 3대 강대국인 영국(United Kingdom)은 소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이뤄진 영국 연방에서 스코틀랜드는 국토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무엇보다 스코틀랜드는 영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웨일스, 북아일랜드와 함께 잉글랜드만 남을 경우 영국 경제는 스페인 수준으로 축소된다. 독일, 프랑스 등과 함께 유럽의 패권을 다투는 영국에게는 치명적이다. 영국 정부가 스코틀랜드를 분리독립시켜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위기속 내부 반발 예상…영국 “18개월 내 국민투표하라” 스코틀랜드 역사는 잉글랜드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항쟁의 역사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1603년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가 세상을 떠난 뒤 후손이 없자 인척인 제임스 6세 스코틀랜드 왕이 잉글랜드 왕(제임스 1세)에 오르면서 통합 과정을 밟았다. 이후 1702년 제임스 2세의 차녀가 여왕으로 즉위하면서 스코틀랜드는 ‘그레이트 브리튼(Great Britain)’이라는 하나의 의회와 정부 아래 잉글랜드에 완전히 합쳐졌다.
그러나 이는 형식적으로 통합됐을 뿐이었다.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민족적 뿌리 자체가 다르다. 스코틀랜드는 과거 앵글로 색슨족에 밀려 추운 북쪽으로 쫓겨났던 켈트족이 주류다. 잉글랜드에 대한 민족적 반감도 뿌리깊다. 대다수 스코틀랜드인이 영국과 유럽국가 간 축구 경기에서 유럽국가를 응원할 정도다.
스코틀랜드는 영국 연방 소속이지만 외교와 국방 외에 사법과 보건ㆍ교육 등 내정을 담당하는 자치의회가 따로 있다. 스코틀랜드는 북해유전과 조선산업 등 영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하지만, 정작 복지혜택 등에서는 소외돼 있다며 늘 불만을 제기해왔다.
영국은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국민투표를 하려면 2014년이 아닌 향후 18개월 이내에 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스코틀랜드 주민들이 완전한 분리독립에 반대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독립운동, 더 많은 복지·자치 얻어내는 수준에서 봉합될 듯 독립에 대해 스코틀랜드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더 많다. 현재 여론조사는 찬성이 35%, 반대가 55% 정도로 나온다.
독립을 추진하는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지만 노동당, 자유민주당, 보수당이 반대하고 있어 실제 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도 영국에 경제의존도가 높은 스코틀랜드의 특성상 실제로 분리독립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국민투표 시기에서부터 신생국가의 파운드화 사용 여부, 북해유전 소유권에 이르기까지 독립이 이뤄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현실적인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스코틀랜드 예산은 영국의회에서 교부하는 보조금이 90%를 차지한다. 스코틀랜드 인구도 영국 전체인구 6200만명의 10%에도 못 미치는 520만명에 불과해 독립할 경우 독자적인 경제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경제적인 독립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총리격인 알렉스 샐먼드 스코틀랜드 제1장관이 민족감정을 자극하면서 독립 열망에 불을 지피고 있어 찬성 의견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독립투표에서 부결되더라도 찬성률이 높게 나오면 재정, 산업 등의 분야에 대한 자치권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헌법, 국방, 국가안보, 재정, 경제정책, 외교, 사회보장 등을 제외한 분야에서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재정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자치권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스코틀랜드 독립이 더 많은 복지와 자치를 이끌어 내는 수준에서 봉합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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